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 보면 글을 쓰는 일은 내게 그냥 일상 같은 하루였다. 빼곡하게 일기를 적는다거나, 제목대로 시를 지어본다거나 울고 웃던 시간을 숨겨두고 혼자 글을 적어본다거나 늘 편지의 대상이 있으면 손 편지를 빼곡하게 써서 보냈던 일들처럼 글을 배워서 쓰는 것도 아니고 시켜서 쓰는 것도 아닌 스스로 위안이고 비밀창고고 힐링이었던 것 같다. 뭐든 그런 성향이지만 한번 좋아하면 꾸준히 그것들을 해왔다. 자연스레. 그러다 우연히 현대시문학을 만나서 오랜 시간 동안 일상처럼 인연을 맺고 함께 해왔던 것 같다.

물론 침묵의 시간이 길 때도 있었고 사는 날들이 급급해 글을 잠시 잊었던 적은 있었으나 언제나 새로운 다리를 건너가게 하던 고마운 곳이다.

사진을 찍는 일도 즐겁다.

일상의 사진들이고 한 때라도 젊은 날들에 대한 스스로 웃음들이지만 남긴 자리에는 언제나 추억과 기억이 공존한다. 사진과 글은 그냥 옆집 아줌마의 까슬까슬한 흰 빨래처럼 즐거운 펄럭거림이다. 햇볕과 바람이 되어준 모두에게 고마운 날들이다.

빨래가 잘 마르도록 향기가 오래 머물도록 나는 여전히 즐거운 마음으로 글과 사진을 쓰고 찍을 것 같다. 함께 하는 날들이 삶을 유쾌하고 행복하게 이끌어 줄 거라 믿으니까.

｜1부｜ 섬까지의 기억

낱낱 한 향기 · 13
편지 · 14
나를 위해 · 16
새가 되어 · 18
멀미 · 21
4월 · 23
그 길 · 24
눈 내리는 계절 · 26
꽃 · 29
그 마음만은 · 30
기억 · 33
잃음 · 34
종착역 · 36
함께 · 39
당부 · 41
온기 · 43
마법 · 44
그대 · 47
당신에게 · 49
연리지 · 51
옛날 · 52
담장너머 시인 · 54
11월 · 57
아름다운 순간 · 58
비 내리는 밤 · 61
새벽까지 · 62
바람 소리 · 65
독백 · 66
마음 · 69
섬 · 70


｜2부｜ 봄까지의 기억

안녕 · 75
온도 · 76
꿈 속 · 79
서로에겐 · 80
사랑 · 83
소풍 · 85
오후 3시 · 86
새벽 4시 · 89
편지 · 90
하루 · 93
겨울을 · 94
나무처럼 · 97
당신은 · 98
우리는 · 101
독백 · 102
기도 · 105
안녕 · 106
기다림 · 109
봄 · 110


｜3부｜ 멀 길까지의 기억

마루 · 115
폭설 · 116
그대 · 119
몸살 · 120
한 생애 · 123
다행이다 · 124
카메라 · 127
도서관 · 129
우리 · 130
사이 · 132
내일 · 135
바람 · 136
특별한 · 139
첫사랑 · 140
기적 · 143
마지막 기억 · 144
꿈 속 · 147
그 붉음에 대하여 · 148
먼 길 · 151
해설 · 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