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로 등단한 김도우 시인의 시집.
일상에 매몰되지 않음은 일상을 온 몸으로 끌어안고 있다. 그러면서도 일상을 넘어 설 수 있음은 일상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내적 통찰이 있다. 이른바 내재적 초월이라고나 할까. 시인의 눈은 일상적 삶의 고통 구석구석을 투철하리만치 섬세하게 응시하지만, 가슴 속에는 이미 그것을 고뇌어린 연민으로 녹여 내어 다시 우리 모두의 삶의 의미로 고양하고 승화시키는 “사람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자리하고 있다.

그 사랑이 ‘벽돌’과 ‘황금잉어’, ‘뼈다귀’ 속에 담긴 우리들 일상의 슬픔과 상처를 ‘열반’으로 이끄는 힘일 것이다. 시인이 문학의 고통을 토로하면서도 시종일관 따뜻한 시선을 견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러한 힘 때문이 아닐까.

제 1 부
7번국도
9시 뉴스
21년산 발렌타인
A.S
간을 먹다
개판
겨울잠
호박고구마
고양이와 봄
고추장아찌
구포개시장
굴비
귀소
그거
알리바이
나 그대에게 갈 것입니다
나이를 먹는 일

제 2 부
나팔꽃
낙동강 역
날개에 갇힌 비단벌레
날마다 황선에 선다
아리랑 리치
노숙
누수
더 이상 길 없음
덕소에서
동화 속
따로 국밥
딸기쨈
로얄 팰리스
멸치
무선 주전자

제 3 부
벽지가 피어나다
봄날
부호의 무덤
불가사리
비결정적 선
빈집의 노래
빨간 립스틱
사과를 쪼개는 남자
상락원 가는 길
수취인이 거부된
스토커1
스토커2
신의 미소
싱가미싱
아궁이
아나고
아버지와 대추
아지매의 청춘
애호박
어떤재혼
엄마, 딸기가 미치도록 먹고 싶어요
연리목
오어사에서
옥수수와 어머니
여자셋, 그리고 여행
왕대포집
요요현상
우려 낸다
웃고 있는 여자
은을암의 새

제 4 부
응급실과 호송차
이 시간에
연인
자유가 외로운
자일리톨 껌
점치는 여자
정선 부르스
좀비
죽어도 좋아
쪼잔한 시론
추어탕
충돌
콜렉트 콜
해물
아싸, 호랑나비
혹부리 팽나무
화엄에 들다
황금 잉어

■ 현실과 내적통찰에 의한 일상적 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