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리의 시는 순수한 감성을 바탕으로 노년에 접어든 성숙한 시선에 비친 자연과 사물의 현상을 관조하며 거기서 삶의 의미를 성찰하고 있다. 참된 마음의 주소를 찾아가는 구도의 열정을 보여줌과 동시에 무명으로 가득한 사바세계에서 살아가는 일의 힘겨움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또한 무상한 세월 속에서 노화를 경험하며 회감의 정서에 접어들기도 한다. 삶의 깊은 고뇌와 번민을 승화시켜 세련된 언어로 보여줄 노년시학의 만개를 기대한다.
―고명수 | 시인 · 전 동원대 교수

<차례>

제1부

꽃의 기둥
주소
달을 굽다
추임새
소나무 밑에서
매화 화병
제비
성자
계절 온도계
접시꽃
흐르는 것들이 불안하다


제2부

시간을 잡는다
사람
말은 입을 통하는가
겨울밤
봄 마중
전생에 나는
작은 포구
너에게
선인장 등불
보릿대가 타는데요
경계
밥 쟁반 머리에 이고
어시장 횟집
천일 관음기도
끝이라는 것
상생相生


제3부

줄배
대진항
묵호 바다
봄날 1
봄날 2
차 한 잔에
박동새
끈
인연
둥근 집
관세음보살님
새벽 예불
길
삼거리
낙서를 하네
달빛
미로


제4부

찔레꽃 떡시루
묵묵부답
강둑길을 달리면
우렁이 껍데기
오늘
개천사 가는 길
선암사 홍매화
돌탑
저녁 예불
돌고개 부처
오월 찔레꽃
목어
봄 풍경
늙는다는 것
산사의 밤
달빛 바다

■ 해설
마음공부의 긴 여정 | 고명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