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_마당에 앉아서


그림은 언제부터
왜 그렸을까?

나들이 가는 것이 좋아서다.

그러나,
정식 미술교육은
많은 스트레스를 불러 왔고,
칙칙한 실내 데생과 정물화에,
가슴 뛰는 설렘은 사라져 갔다.

어떻게 하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까?

인내는 고통의 연속이며,
기교만 늘어갈 뿐이다.
남과의 경쟁은 더더욱 싫다.

예술이란 무엇일까?

과거와 현재로부터 저항하며,
성큼, 성큼 나아갈 때,
설렘과 두려움은 함께하지만,
흥분된 매력을 발견한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속삭임에,
평온한 자유를 느낀다.
이것이 예술을 사랑하는 이유다.

나와 관계된 삶 속 주변의 인물과
시간 속에 존재하는 사물들은
변하고 사라져 가지만,
웃으며 이야기하고
뛰어노는 아이가 되고 싶다.

2018 안시형

서시_마당에 앉아서_안시형

1부_안시형의 재산목록 2014
어머니와 나 / 로드맵-길을 찾아서 / 생수 매병 / 흑난 / 못 / 하늘에서 내려온 물 / 먼지조각 / 천지 / 손녀를 위한 할아버지의 비상금

2부_잊혀짐에 대하여 2014
벽시계 / 성냥 / 토닉워터 / 말 / 뽀빠이 / 바리깡 / 부채 / 분유 / 레코드판 / 우표책 / 담배 / 다방 라이타 / 돼지 저금통 / 흑백 TV / 도라에몽 / 동규 발목띠 / 태규 편지

3부_시간 속 사물들 2016
사진 / 필름 / 통조림 / 사이다 / 물감과 크레용 / 인형 / 포켓몬 / 남.여 / 생각하는 사람 / 남녀II / 손

4부_슬픔을 간직한 남매들 2018
이삭줍기 / 장난감 / 도배지를 뜯어내며 / 삼재 소멸부 / 잠을 깬 감자 / 슈퍼맨 / 물과 흙 / 불량소녀 / 꽃 밭 / 희망 / 잠시 맡겨둔 권총 / 시크릿 쥬쥬 / 얼굴 / 자화상 / 비디오 테잎 / 마당에서 / 섹시한 여인들 / 나의 울타리 / 슬픔을 간직한 남매 / 빗자루

5부_무의미한 사물의 이야기 2020
흙집 / 암석 조각들 / 좁은 구멍 / 유리구슬 / 고칠 수 없는 약 / 돼지 / 강물을 사랑한 돌 / 엄지손가락 / 압인기 / 고무장갑 / 은밀한 물건 / 알 수 없는 내용물 / 깃털 / 추락한 독수리 / 공로패 / 초콜릿 / 흩어진 분신 / 물고기 / 지네를 닮은 새총 / 유리 파편 / 펼쳐진 종이수건 / 머리 고무줄 / 늙은 풍선 / 검정 바나나 / 자석 / 잠자리 / 크리스마스 케이크 / 비밀 사전 / 꽃잎 / 오리털 파카 / 선물 받은 돈 / 행운의 카세트테이프 / 굼벵이 / 보석함 / 만병통치약 / 완충재 / 실리카겔 / 쇳덩이 / 남겨진 은박 / 자위 / 민들레 홀씨 / 깨진 전구와 모래 / 최 작가의 사물들 / 이 작가, 김 작가, 최 작가와의 대화 / 교과서 / 알루미늄 조각 / 떠나간 집 / 지우개 / 감싼 종이 / 사금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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