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유령과 유령 사냥꾼』은 9개의 유명한 유령 일화에 이어서 2개의 장에 걸쳐 간략한 "유령 사냥꾼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먼저 「중세의 유령 사냥꾼」에서는 다재다능한 만능인이었던 존 디 박사의 파란만장한 삶과 그의 계륵과도 같은 조력자 에드워드 켈리를 기점에 놓고 그 이전까지의 영계에 대한 관심과 접근 방식을 다루고 있다.
「유령 사냥꾼의 어제와 오늘」은 영국심령학회의 창립 배경과 초기 25년간의 활동을 되짚어본다. 영국심령학회의 역사는 유명한 삼인방과 함께 시작한다.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로 공리주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헨리 시지윅은 부단한 지식의 탐구자였다. 철학, 사회학, 윤리학, 경제학, 수학, 고전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방위적인 분야를 사유의 영역으로 삼고 연구했다. 이런 왕성한 정신 활동은 종종 마음의 평정을 빼앗곤 하는데, 시지윅의 경우가 그랬다. 그를 괴롭힌 것은 영계의 존재 유무와 이어지는 필연적인 의문(이를테면 종교적인 의문과 회의)들이었다. 그와 똑같은 고민을 품고 찾아온 이가 있으니 영국의 시인이자 언어학자 프레더릭 W. H. 마이어스다. 이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영계에 발을 들여놓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영국의 초심리학자 에드먼드 거니가 "공부보다는 재밌을 것 같아서 그냥" 합류했고 이로써 케임브리지 삼인방이 출발한다. 여기에 운동을 좋아하는 철저한 실용주의자로서 심령 탐정계의 셜록 홈즈를 예약한 리처드 호지슨이 가세하면서 “유령 사냥의 어벤져스”가 결성된다.
그러나 이런 심령연구학회를 보는 시각은 곱지 않았다. 과학계와 일반인 모두에게 괴짜들의 집합소처럼 비춰졌다. 예약된 출세와 성공의 길에서 벗어나 미심쩍은 심령 세계에 뛰어든 이 유령 사냥꾼들은 유령들의 회피와 사람들의 편견을 감내해야했다. 그래도 이들의 열정은 심령을 빙자한 사기행각들을 폭로하는 한편 영계의 증명에 한발 다가서는데 초석이 된다.

표지
중세의 유령 사냥꾼
유령 사냥꾼의 어제와 오늘
저자 역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