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의 너른 들판에서 사랑과 복수, 희생과 비극의 주인공으로서 특별한 족적을 남긴 여성들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았다.
황토빛 오욕칠정을 지니고 세상에 태어난 남녀들의 타오르는 야망과 애끓는 사랑의 이중주를 귀 기울여 듣다 보면 여러분들은 머리카락이 쭈뼛 서거나 피식 미소가 비어져 나올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는 현숙했던 한 고조 유방의 부인 여치가 말년에 잔혹한 모습으로 표변했던 이유, 남성 위주의 세상에 반발하여 도교 사원에 들어가 자유 연애를 만끽했던 어현기의 말로, 불로불사 단약의 재료가 되어 목숨이 경각에 다다르자 황제를 목 졸라 죽이려 했던 어린 궁녀들의 처절한 이야기가 있다.
반면 활기와 재기 넘치는 부인들의 손아귀에 놀아났던 진계상과 척계광 같은 역대급 공처가들의 변명, 구중궁궐에서 살다가 초원으로 시집가 중혼 삼혼의 치욕을 겪었던 세군과 해우, 함안공주와 태화공주의 적막강산, 비련의 여인으로 굳어진 왕소군의 행복한 모습도 담겨 있다.
또 한편으로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무색케 하는 육유와 당완, 장령과 최소경의 러브스토리, 자식이 황제가 되면 생모를 죽이는 북위 황실의 자귀모사 제도, 명나라 영락제 주변의 여인들과 그의 사후 벌어진 순장의 비극 등 애틋하거나 끔찍한 이야기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완전하지 않다. 특히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 있던 정사와 온갖 풍설이 뒤섞인 이면사가 뒤섞이면 무엇이 사실인지 갈피 잡기 힘들다. 그러므로 평소에는 근엄한 학자의 눈으로 역사를 대할지라도, 다른 한편으로는 희극의 관객처럼 껄껄껄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머리말
제1장 마누라가 제일 무서워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 -중국의 저명한 공처가들
여자의 변심은 무죄-무정한 남편 유방, 유정한 아내 여치
이백의 마누라나 태상의 마누라나-최악의 남편 이백의 자술시
제2장 우리가 사랑이라면
속여라 속여라 속여라-육유와 당완의 이별 노래
우리 죽어서 다시 사랑하리-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장령과 최소경
사랑하는 낭군 얻기 힘들어라-당대 제일재녀 어현기의 탄식
제3장 초원으로 떠난 여인들
눈물로 만든 평화-세군과 해우, 풍료의 길
그녀는 정말 불행했을까?-왕소군의 그날 이후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간 곳 없이-함안공주와 태화공주
제4장 뻔뻔스러운 남자들
태자를 낳으면 생모를 죽여라-기상천외한 북위 황실의 후계 원칙
너희들이 믿고 싶은 대로 믿어라-만년에 오명을 남긴 주희
억울하니 취하여 잠이나 자련다-모함 받은 구양수의 여유
제5장 구중궁궐의 귀곡성
악당과 선녀가 세운 나라-주원장과 마황후의 이중주
황제가 죽으면 비빈도 죽인다-순장된 영락제의 여인들
어수룩한 궁녀들 황제의 목을 조르다-임인궁변의 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