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은 그냥 게임이 아니다. 그럼 어떤 게임인가? 롤은 인생 훈련 게임이다. 롤은 다대다 싸움을 전제로 설계된 게임이며 전쟁, 투자, 사업 등 실제 경쟁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원리들이 이 게임 안에 듬뿍 담겨 있다.
예컨대 롤에서는 ‘스노우볼’ 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처음에 얻은 작은 이득을 바탕으로 스노우볼을 잘 굴리면 챔피언도 잘 성장하고 아이템도 잘 뽑을 수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전투에서 계속 승리하여 점점 더 큰 눈덩이를 굴릴 수 있게 된다. 그런데 투자, 사업의 세계에서도 강력하게 작동하는 것이 바로 이 스노우볼 효과이다. 작은 수익이라도 오랜 기간 꾸준하게 굴릴 수만 있다면 복리의 힘으로 커다란 수익으로 자라날 수 있게 된다.
물론 롤은 그 자체로 너무 재미있는 게임이고, 많은 사람이 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을 자기 계발의 목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게임 중독자들과 프로게이머들이 게임을 할 때 서로 다른 뇌파가 측정되는 것처럼 같은 게임이라도 어떤 목적과 접근법을 갖고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롤 게임이 비록 교육이나 훈련의 목적으로 설계된 기능성 게임(Serious Game)은 아니지만, 사용자가 접근법을 달리하면 충분히 훈련용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를 위해 게임은 게임, 삶은 삶으로 분리해 놓은 마음속 장막을 걷어 내고 게임을 일종의 자기 훈련 프로그램으로 재인식하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이 책에서는 롤의 원리와 세상의 원리를 연결하고 롤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보여 주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롤 게임을 통해 배우고 훈련할 수 있는 내용들을 정보 게임, 심리 게임, 전략 게임의 세 가지 분류로 정리하였다. 롤을 학습의 대상으로 관점을 전환하고 책의 내용을 곱씹다 보면, 게임을 즐기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기 삶을 개선하는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롤 게임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이 롤의 보물 창고에 숨겨져 있는 무기들을 발견해 내고 또 그것들을 배우고 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게임과 함께하는 시간이 인생 훈련의 시간으로 재창조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자들, 반전을 꿈꾸는 자들에게 이 책이 작은 보탬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리 저리 세상을 둘러 보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을 좋아한다. 서강대학교에서 철학과 경영학을 전공하였고 한양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SIC 중국지사, 삼성물산 건설부문, 동양증권 FICC Products/Trading팀, 영남중공업 등에서 근무하였다. 지금은 ‘진작 알았더라면’ 싶은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하여 『철학의 검으로 투자의 세계를 베다』, 『철학과 투자는 이렇게 만난다』에 이어 3부 격인 『롤은 그냥 게임이 아니다』를 내놓는다.

차례

머리말?004
롤은 인생 훈련 게임이다?006


1부 롤은 정보 게임이다

1장 지피지기 백전불태?019
파이트 클럽?021
잠입?023

2장 지천지지 승내가전?026
주짓수에서 케이지 레슬링으로?027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일 뿐?029
SNS는 나의 정보원?031
트렌드 파악을 위한 습관 만들기?033

3장 앞을 보라?036
일에 대한 시뮬레이션?038
근거 기반의 플레이?039
근거 기반의 투자?040
확률적 근거?043
타격가의 확률 vs 그래플러의 확률?045

4장 뒤를 보라?048
잊어버리면 마음은 편하지만?049
개선이 있는 연습?050
의식적인 연습?055
몰입?060
의식적인 연습 vs 몰입?064
그릿?066

5장 한스 로슬링의 교훈?071
롤: 통계와 함께?073
과학적인 트레이닝?076


2부 롤은 심리 게임이다

1장 상산에 사는 뱀, 솔연?081
리더의 조건?082
신뢰의 형성?084
기준의 설정?088
솔연의 머리?090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나니?092
Mute all 또는 Run away?095

2장 심리 예측?099
패턴을 알아야 요리한다?100
군중심리와 마비전?105
모방 욕망과 희생양 메커니즘?108

3장 기만술?114
기정?115
우리 말고 또 누가 있어?117
허실?119
아덴만 여명작전?121
자나 깨나 사기 조심?124
유인?129
인간은 자존심에 목숨을 건다?131
기습?136
문명인의 버전?138
4장 하이에나의 보물?142
수면 관리?143
호르몬 관리?145

5장 맥나마라 오류?151
롤: 통계를 넘어?152
멘탈 트레이닝?154


3부 롤은 전략 게임이다

1장 대전략의 시대?159
대전략이란 무엇인가?159
기버, 매처, 테이커?161
미친놈 1, 미친놈 2, 균형잡힌 놈, 성실한 놈?163
전략이란 무엇인가?170
세 가지 질문?174
다윗은 약자인가 강자인가?175

2장 지형의 장악?180
지리의 포로들?182
경제적 해자?184
업의 구조?189
3장 천시의 파악?192
제국의 흥망?193
산업의 흥망?197
판의 변화?199

4장 스노우볼?201
네트워크 효과?203
깃발을 흔들 것?207
오픈할 것이냐 감출 것이냐?209

5장 속도전 vs 지구전?213
속도전?214
홍타이지의 속도전?214
블리츠 스케일링?218
지구전?221
모택동의 지구전론?223
승려와 수수께끼?225
불나방이 되고 싶지 않다면?228

맺음말?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