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내가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던 무렵 썼다. 원작은 ‘게릴라’라는 제목의 시나리오였는데, 여러 영화사를 전전하다가 병강쇠 시리즈를 만든 영화제작사에 1천만원을 받고 팔았다.
거의 20년 가까이 지난 옛날 이야기인데, 가끔 한국영화 시나리오 마켓을 방문해보면 아직도 시나리오를 써서 1천만원 벌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들이 올라오는 걸 보고 다소 의아하다. 그런 걸 감안하면 그때 내게 덥썩 1천만원을 주고 시나리오를 구매한 영화 제작사 사장이 비교적 젠틀한 양반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그 당시 내심 구닥다리 영화제작자라는 선입견이 좀 있었기에 하는 말이다.
아무튼 이 소설의 원작 시나리오로 난생 처음 1천만원이라는 상당히 거금을 손에 쥐게 되었으니 내게는 상당히 뜻싶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소설도 그 무렵 썼을 것이다. 사실 시나리오는 몇 편 썼으나 장편소설은 늘 넘지 못 할 장벽으로 느껴져서 도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를 두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써 나가면서 굉장한 희열을 느꼈고, 결과도 좋아서 바로 출간이 되었다.
소설이 책으로 나오면 당연히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리라고 낙관했으나, 세상일이 내 생각처럼 단순하지가 않아서 이 소설은 그냥 시류에 묻히는 흔한 소설 가운데 하나로 남게 되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나로서는 첫 장편이고, 또 굉장한 독창성이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전자책으로 재출간 하게 되었다. 전자책으로 선 보일 만큼 의미 있는 소설인지, 그렇지 않은지는 독자 여러분이 판단을 내려주었으면 좋겠다.

1. 아듀, 2009.
2. 리모컨
3. TV 피플
4. 넣고 싶어요
5. 박반장의 사생활?
6. 레인보우
7. 재영의 과거
8. 텔레파시
9. 천사의 외도
10. 마지막 소원
11. 참을 수 없는 무거움
12. 게릴라 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