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묵상 즉 QT란, 말씀을 통하여 메시야 하나님이 무엇을 내게 말씀을 하시는지, 혹은 말씀을 하고자 하는지 질문하고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그 주님과의 대화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 말씀은, 우리의 잘못에 대한 지적 혹은 격려,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인도 등 다양할 수 있다. 그 말씀을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구체적으로 적용하고 기록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주신 말씀에 순종할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구하며, 하나님께 하루를 맡겨드리는 기도를 드린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QT를 통해 들은 하나님의 말씀과 변화된 나의 삶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묵상의 종교적, 신앙적 차원의 실존적 이야기 차원을 철학적 성찰의 이야기로 이 책은 풀어나간다. 하지만 이것이 쉽지 않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이 두 차원의 이야기 사이의 갈등의 요소 때문이다. 요즘의 기독인의 삶에서 세상과의 갈등의 요소가 넘쳐나는 것처럼 말이다. 그 갈등이란, 신앙과 이성간의 갈등, 철학과 신학 사이의 갈등, 문화와 종교 사이의 갈등, 과학과 철학 사이의 갈등, 학문과 철학 사이의 갈등, 교육과 예술 사이의 그것이다. 철학, 과학, 이성과 신앙, 종교, 신학 사이의 갈등이다.

이 책에서는 신학과 철학 사이의 관계에 주목한다. 하지만 그것을 갈등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조화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사실 믿음의 차원과 이성의 차원은 서로 모순적인 관계가 아닌 조화의 관계에 있다는 것이 필자의 신념이다. 그것을 이 책에서 드러내려고 노력했다.

이번 책은 작년에 출간된 성경의 철학적 해석을 잇는 내용이다. 지난번 책이 하나님과의 마주침, 세상과의 마추침, 나와의 마주침을 철학적으로 분석한 책이었다고 한다면, 이번 책은 흔히 QT라고 불리어온 묵상에 대한 신학적 성찰을 철학적 인간학의 측면에서 고찰한 것이다. 신약성서의 마태복음, 디모데전·후서, 빌레몬서 그리고 구약성서에서는 출애굽기, 사사기, 욥기, 시편, 하박국을 원고의 대상으로 작업을 하였다. 모쪼록 그 조화의 신비가 이 책을 통해서 드러나기를 소망한다.

1장: 마태의 철학적 인간학
2장: 출애굽의 신학적 해석
3장: 사랑의 노래 그 철학적 해석
4장: 사사들의 영적, 문화적, 역사적 책무
5장: 욥을 통해 바라본 구약의 철학적 인간학
6장: 묵상에 대한 철학적 인간학의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