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기이』는 〈안빙몽유록〉, 〈서재야회록〉, 〈최생우진기〉, 〈하생기우전〉 순으로 엮어져 있다. 기이(奇異)한 사건 중심의 서사라는 특징을 제외하면, 『기재기이』 각편(各篇) 사이의 근친성(近親性)은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이것은 서사적 긴장의 결여나 우의(寓意)의 산포, 손쉬운 문제 해결이나 행복한 결말 구조 등과 같은 개별 작품의 특징과도 관련된다. 『기재기이』 각편은 문제 의식의 결여라는 특성으로 개별화되어 각편 사이의 체계적 혹은 통합적 지향의 부재처럼 보여. 한마디로 『기재기이』는 각편(各篇)을 단순히 묶어 둔 작품집처럼 보인다. 본서에서는 『기재기이』가 일정한 의도성을 가지고 창작, 편찬되었다는 가정을 전제로 논의를 진행하였다. 즉 『기재기이』는 개별화된 각편을 무작정 끌어모은 것이 아닌, 특정한 가치 지향을 체계화하여 구현(具現)한 저작(著作)일 수 있다는 전제이다. 이를 고려하여 『기재기이』가 편집 체계의 일관성 혹은 의도성을 지녔는지를 살폈다. 특히 『기재기이』 각편의 인물, 배경, 서사구성 등을 대비적 속성의 관점에서 고찰, 그 결과 『기재기이』는 인물, 배경, 사건구성 등이 특정한 의도 하에 고안되었음을 볼 수 있었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북경중앙민족대에서 박사후과정을 마쳤다. 지금은 순천향대학교 한국문화콘텐츠학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장편소설을 대상으로 박사 논문을 썼고 그 이후로도 고전소설 관련 논문을 꾸준히 발표하였다. 현재는 관심의 영역을 넓혀 비교문학이나 전통문화 분야도 공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