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일어선 트레이는 린제이 위에 몸을 수그리고 이마에 흘러내린 그녀의 머리칼에 가볍게 손을 대었다. 린제이의 숨결이 빨라지고, 바싹 다가든 트레이의 커다란 눈이 그녀의 시계를 막았다.

“그게 그저 단순한 육체적 반응인지 공기에 무언가가 떠도는 건지 알 수가 없어요. 아니면 당신의 향수 때문인지 웃을 때 코에 잡히는 주름 탓인지 당신이 싫어하는 주근깨 때문인지 알 수 없어. 도대체 무엇 때문이지?” 트레이는 린제이의 얼굴 윤곽을 쓰다듬던 손가락으로 가볍게 그녀의 코끝을 두드렸다. “혹시 어쩌면 당신의 맛 때문인지도 모르겠군.” 눈을 감고 트레이는 천천히 입술을 포개 왔다.

(중략)

마치 소중한 보물이라도 다루듯 조심스레 움직이는 트레이의 입술 밑에서 린제이는 키스의 달콤한 맛에 몸을 맡겼다. 그녀에게 닿는 트레이의 살은 따뜻하고 부드러웠으며, 눈을 감은 린제이의 눈까풀 위에서 황금의 햇살이 춤을 추고 있었다. 트레이의 목에 손을 돌리고 그의 머리칼에 손가락을 밀어 넣자 린제이의 몸에서 시트가 미끄러져 떨어졌다. 트레이가 그녀의 가슴에 손을 얹고 얇은 잠옷 위로 애무하니 린제이의 입에서 희미한 신음소리가 새어 나오고 트레이의 목에 감긴 그녀의 팔에 힘이 가해졌다.

린제이와 나란히 베개에 머리를 얹은 트레이는 그녀의 가슴에 손을 댄 채 오랫동안 말없이 누워 있었다. 그의 품안에 안겨 린제이는 이 순간이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하고 바랐다.

1장. 린제이의 하루
2장. 아트
3장. 낙타색 신사복
4장. 하이야트 레젠시
5장. 푸른 벨루어
6장. 모험에 찬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