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동인 디카시집으로
26명의 시인이 새로운 문학 트렌드인
디카시를 3편씩 묶은 시집으로
현 시마을 동인 정두섭 회장은 아래와 같이
시인들이 제출한 시를 가지고 기다림 근처라는
발간사로 이 책을 소개했다


기다림 근처

내일을 서성거리는 발가락을 간질이자
철조망에 찢긴 바람만 펄럭인다
노을 한 짐 걸머지고 그렇게 가버리니 한숨은 단지 희다
이미 나는 나로 가득하여 한 겹, 한 겹 덜어내고 있다
미처 떨구지 못한 갈참나무 잎 한입씩 내어주며
칼자루를 쥔 시간의 바깥으로
울음을 꿰맨 이파리 한두 개 매달려 있다
시나브로 진다, 끌고 다녔던 바닥들
되돌아온 통증을 앞에 두고 오늘은 후회를 미리 쓸고 있다
저 정도 부르튼 발이면
괴로웠을 터
아득한 대답이 담긴 휑한 두멍을 씻고
상처가 아문 자리
한때는 여기가 나의 집이었으니 맨살로 이 봄 만나고 싶다
먼 섬이 켜 놓은 붉은 신호등을 보며 발정 난 봄밤 며칠이 위험하다

_2023 봄 정두섭

표지
발간사(1)
발간사(2)
목차-1
목차-2
목차-3
01. 김부회
버려진 화분
빈칸
아버지
02. 김용두
단풍 구경
눈
나목
03. 김진수
일몰
닮음
적멸
04. 문정완
등대
꽃
느낌표
05. 박미숙
강가에서
양파
노을
06. 박영수
외규장각
갈대
마애석불
07. 박용
상처가 아문 자리
꽃
붉다
08. 배월선
화인
씻어 말리다
손 위생
09. 서승원
크레인
용사
손가락
10. 성영희
목어
희망 번지
꽃계단
11. 양우정
분장
물 위의 안부
은어
12. 오영록
말 하기보다 들어주기
까치 아파트
적멸
13. 이명윤
소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출근길
우리 동네 간이역
16. 이호걸
염증
곳집
떼적
17. 임기정
감
철
덤불
18. 장승규
봄날
제설
첫눈
19. 정두섭
없다
마음의 준비
다음 역(驛)
20. 정연희
비상
참~ 잘했어요
머물러 줬으면
21. 정윤호
비트를 자르며
배롱나무
대진항
22. 조경희
겨울나무
빛의 스펙트럼
음악 분수쇼
23. 최정신
별리
싹
유혹
24. 한인애
할미꽃
자존심
자각
25. 허영숙
물박달
동박새에게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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