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의 시를 중국 여류시인들 가운데 놓고 보면 마치 살인범을 한무리의 대갓집 규수들 속에 둔 것처럼 눈에 띈다--다른 사람들은 모두 정연한 옷을 입고 연지를 바르고 향수를 뿌리고 백지위의 검은 글씨, 땀이 배인 흔적이란 찾아 볼 수 없었다. 오직 그녀만이 연기에 불에 그을리고 진흙과 모래가 같이 떠내려 오고 글자와 글자사이 분명한 핏자국이 안겨 왔다"
-시인,《?刊》편집장 류년-

90년대 이후로 중국 독자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시인 여수화, 시로 하여금 존엄을 갖고 국민들의 생활 속에 돌아오게 한 장본인
생활의 깊이에 뿌리를 두고 단순질박한 표현력으로 삶의 본질을 그려낸 그녀의 시들, 인간 내면의 상처를 뼈에 저리게 진솔하게 보여준 시들
현대인들에게서 잊혀져 가는 시골의 풍경을 배경으로 인간 본성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표현해 낸 그녀
시혼이 면면히 흐르는 대륙의 저력을 남김없이 보여준 그녀의 작품세계로, 중국 현대시의 향연에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차례

방황하는 사람들 여수화

제 1부 드넓은 중국 땅 가로질러 너와 사랑을 나누고 싶어

드넓은 중국 땅 가로 질러 너와 사랑을 나누고 싶어
사랑
밤색(栗色)
10월의 길목에서
남풍부는 헝디안
너를 사랑해
이미 열어 두었던 것들, 아직 닫히지 못한 것들
살구꽃
복숭아꽃을 간직하고 사는 사람들
나는 그의 시(?)의 순결을 보았다
내가 소유한 것들
눈꽃
강바닥
하늘 향해 손을 흔드는 사람
내 몸속의 기차

제 2부 다시 돌아 올수 없는 9월

말라버린 감성
우리들의 썩은 육체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가
비 내리는 밤
무제
나 홀로 남겨진 헝디안
별밤
다시 돌아 올 수 없는9월
의문의 신분
물에 빠진 늑대
이미 늙어 버린 우리, 넌 아무런 감동이 없는 거니?
오후
오, 7월
부서진 마음
내 곁을 스쳐 지나는 하늬바람

제 3부 다시 만난 우리

꽃이 피면
다시 만난 우리
풍요
햇살은 월계화 꽃잎 위에
어떻게 너더러 나를 사랑하게 할 수 있을가
들판
낮은 곳으로 향하는 시골의 새
타작마당에서 닭을 쫓다
부자
지붕
자세
한송이 구름, 가을 속에 떠있다
지붕위의 참새들
토마토
9월의 구름

제 4부 중년의 황혼에 날아든 까마귀

호수
중년의 황혼에 날아든 까마귀
지금 이 시각, 달빛은 중년의 뜰을 비춘다
이른 아침, 개가 짖다
나무통
다 베어 버릴 수 없는 가을풀
더이상 참을 수 없어
병든 육체
오후, 길 가다 엎어지다
고백컨대……
얼마나 더 많은 여명(黎明)이 내게 남겨진 걸가
은둔자
마지막 남은 사과
칼
관계
뒷산의 황혼
푸른 나무들

고마워, 고마워 여수화 류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