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아이들도 그림을 볼 때 스스로 보는 법을 얻게 되었고, 아내가 ‘기다리면 스스로 그 의미를 깨달을 거야! 색채 미학이나 미술사를 가르치고 구도와 모든 것을 알려주고 싶지만 기다리면 스스로 알게 될 것이고 질문을 하면 그때 가르쳐주면 자기의 것이 되니, 느려도 조금만 기다리자!’라는 그 말이 결국 현실이 되었다.

어느 날 큰아이가 학교 갔다가 와서 하는 말이 “아빠! 오늘 제가 프라도 미술관 작품을 선생님과 반 친구들에게 설명해 주었어요. 선생님께 ‘우리 아빠가 여기 작품 해설사예요’ 하니까 저보고 해보라고 해서 아빠가 알려준 것을 그리고 느낀 것을 그대로 이야기했는데, 선생님께서 너무 잘했다고 칭찬해주셨고 친구들도 너무 좋아했어요. 다음에 또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에 가면 하기로 했어요” 하며 환하게 미소 짓는 딸의 모습이 지금도 그려진다.

그 옆에서 또 웃으며 함께 언니를 닮아가려고 노력하는 작은 아이의 그림에 대한 바라보는 시선은 정말 귀하고 정말 고맙기까지 하다. 언니랑 둘이 꼭 프라도 미술관에 가면 멈춰 서는 곳이 있다. 코레조가 그린 ‘놀리 메 땅헤레(나를 만지지 마라)’는 제목의 새벽 미명에 부활하신 예수가 마리아에게 아직 나를 만지지 말라는 장면인데…. 큰딸이 이 그림을 동생에게 설명하면서 ‘나는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왠지 모를 울렁거림이 있어. 그리고 제일 아름다워서 나도 모르게 멈춰 선다.’라고 말을 한다. 이때, 동생은 언니를 한없이 바라보며 자신도 그런 언니의 그림 세계 속에 동화되려 한없이 바라보는 두 아이의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마음 깊은 곳에서 행복함이 밀려 나온다.

그래서 나뿐 아니라, 기다림으로 온 가족이 미술의 세계에 빠지도록 이끈 아내의 힘처럼 나도 이 책을 읽는 모든 분에게 그림을 지식으로 이해하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아니 내 수준에서는 그것을 줄 수도 없을 것임을 안다.

하지만, 그림이 좋아 그림 앞에서 한없이 서 있던 그 순간 그리고 그 느끼는 그 순수한 모습 그대로를, 화가가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를 기다리면 반드시 그림은 말을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이 글을 나누려고 한다.

뒤러 아담과 이브
자화상
라파엘 추기경
어린양의 성가족
안젤리코 석류를 손에 들고 있는 성모
수태고지
보티첼리 나스타지오 델리 오네스티
만테냐 성모의 임종
메시나 죽은 그리스도를 받치고 있는 천사
코레조 나를 만지지 마라(놀리 메 땅헤레)
성모와 예수와 세례요한
다빈치 모나리자
플란데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캉팽 세례요한과 웨일스의 프란시스코 엔리케 수도자
성녀 바바라
웨이든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얀반에이크 은혜의 샘
보스 쾌락의 정원
동방박사들의 경배
일곱 대죄가 있는 탁자
건초 수레
파티니르 스틱스강을 건너는 카론
성 헤로니모와 풍경
브뢰헬 죽음의 승리
티치아노 황금비를 맞는 다나에
비너스와 오르가니스트와 강아지
자화상
안드리오스 주신 축제
뮐베르크 전투의 카를로스 5세
아담과 이브(루벤스와 비교/르네상스와 바로코의 비교)
틴토레토 세족식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
귀도레니 이포메네스와 아탈란타
베로네세 회당에서 토론 중인 예수
그리스도와 백부장
엘 그레코 삼위일체
가슴에 손을 얹은 기사
십자가
오순절
그리스도의 세례
우화
목동들의 경배
카라바조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
게르치노 수산나와 두 노인
푸생 파르나소스
로랭 파울라 로마나의 승선
젠틀레스키 세례요한의 탄생
리베라 삼위일체
철학자 데모크리토
빌립의 순교
야곱의 꿈
막달레나 벤투라
마이노 동방박사들의 경배
목동들의 경배
수르바란 놀라스코 앞에 나타난 사도 베드로
그릇이 있는 정물화
하나님의 어린양
십자가 앞에 서 있는 화가
영국에 대한 카디스의 방어
벨라스케스 창들 혹은 브레다 함락
바쿠스의 승리 또는 술주정뱅이들
불카누스의 대장간
사슴 머리
로마의 메디치 거리의 정원의 전경
펠리페 4세
올리바레스 백작의 기마상
라스 메니나스(시녀들)
성모의 대관식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책을 든 광대
바야돌리드의 파블로
아라크네의 우화
무리요 베르나르도에게 발현한 성모
성가족과 아기새
산 일데폰소 주교와 성모의 발현
무염시태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건립과 조반니의 꿈
선한 목자
두 아이와 조가비
안드레의 순교
리발타 베르나르도를 감싸 안은 그리스도
티에폴로 무염시태
반 다이크 엔디미언 포터 경과 안톤 반 다이크의 초상화
루벤스 프랑스 여왕 마리 드 메디치
영웅 호르헤와 용과의 싸움
동방박사들의 경배
사랑의 정원
삼미신 혹은 세 가지 은혜
파리스의 심판
렘브란트 홀로페르네스의 연회에 참석한 유디트
고야 카를로스 4세 가족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
옷을 벗은 마하, 옷을 입은 마하
친촌부인
마녀의 안식일 또는 숫염소
식사하는 두 노인
산 이시드로 순례
운명 또는 아트로포스
사투르노
1808년 5월 2일
1808년 5월 3일
가이나스 가톨릭의 이세벨 여왕의 유언
오르티즈 광녀 후아나
히스베르트 말라가 해변에서 처형되는 토리호스 장군과 그의 동료들
소로야 해변의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