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과학소설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필립 K. 딕의 단편 4편을 모았다. 저자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풍부한 상상력이다. 그의 작품들이 다수의 영화로 만들어지고 또 여러 편의 영화에 영감을 주었듯이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독특한 발상이 담겨있고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거나 예측을 뒤엎는 전개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이 단편집에 실린 4편을 통해 지구 혹은 화성을 배경으로 외계생물, 우주전쟁, 시간여행에 관한 주제가 각각의 짧은 이야기 속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 살펴볼 수 있다.

<워브는 그 너머에 머문다(1952)>
프랑코 선장이 식량으로 삼을 외계 생물을 우주선에 태우다가 부하 피터슨이 끌고 온 워브라는 동물을 본다. 워브 맛이 궁금하던 프랑코 선장은 요리사를 시켜 워브를 잡으려 하지만, 지저분한 돼지 같은 외모와 달리 지능이 매우 높고 텔레파시 능력을 가진 워브가 지구 언어를 이용하여 프랑코 선장에게 자기를 잡아먹지 말라고 대화를 시도하는데.......

<투명 금고(1954)>
화성에서 지구로 가는 마지막 행성 왕복선에 화성의 도시 하나를 파괴한 공작원 세 명이 숨어들었다. 화성 당국의 추적을 성공적으로 피한 세 사람은 우주선 라운지에서 음료를 마시며 우주선에서 만난 다른 승객에게 비밀을 털어놓는다.

<토니와 딱정벌레(1953)>
폭탄이 터져 황폐한 지구에서 더 이상 살 수 없게 된 지구인들이 우주선을 몰고 오리온 은하로 쳐들어와 식민지를 건설한 지 100년. 그동안 침략자들을 상대로 끈질기게 저항해온 은하의 원주민들이 1세기 만에 마침내 첫 승리를 거둔다.
오리온의 알파성인 베텔게우스에서 나고 자란 열 살 소년 토니 로시는 지구인들보다 외계 종족 ‘파스-우데티’에게 더 애착을 느끼고 친구처럼 지낸다. 그러나 원주민들이 토니를 비롯한 지구인들에게 친절했던 이유는 단지 지구인이 지배자였기 때문이다. 전세가 역전한 지금 ‘파스-우데티’들은 지구인들을 그들의 은하에서 몰아내려고 한다.

<해골(1952)>
화성 출신의 범죄자 오마르 콩거는 감형을 대가로 지구에서 2세기 전에 사형당한 제일 교회 창시자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는다. 창시자를 알아볼 수 있는 유일한 증거는 그자의 유골뿐이다. 골격의 특징만을 보고 창시자가 사람들에게 교리를 전파하기 전에 먼저 찾아서 죽여야 한다. 콩거는 과연 2세기나 흘러 누렇게 퇴색한 유골만으로 그자를 알아볼 수 있을까? 그자가 나타나 입을 열기 직전에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워브는 그 너머에 머문다
투명 금고
토니와 딱정벌레
해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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