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동아시아 3국의 고도(古都)를 통한 문화적 상상력의 연구 결과이다. ‘3천 년의 중국을 이해하려면 서안을 보라’는 말이 있다. 서안은 중국 역사상 가장 많은 왕조가 도읍했던 곳이다. 서주(西周), 진(秦), 한(漢), 수(隋), 당(唐) 등 13개 왕조가 도읍을 했고 이들 왕조가 수도로 삼았던 기간을 합하면 1129년이나 되니 그야말로 명실상부(名實相符)한 천년고도(千年古都)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 ‘고도(古都)’라는 명칭은 관습적으로 중화민국 이전의 역사적 도성을 지칭하는 용어로 역사상 정권의 중심지로서 정도(定都)한 도시를 말한다. 서안은 실크로드의 기점으로 동서 문명의 교류가 활발한 국제도시였다. ‘서양엔 로마, 동양엔 장안’이라는 말이 대변하듯 중국 역사의 황금기에는 모든 길이 장안으로 통했다. 오랜 세월 켜켜이 쌓아올린 방대한 유물과 이야기가 도시 전체를 문화유산으로,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동아시아 고금(古今)의 소설문학에서 고도는 현실공간을 벗어나 상상의 세계로 또는 시간을 거슬러 유년의 시절로 넘어가는 시간 여행의 무대이며, 새로운 창조의 공간으로 기능하였다. 이 책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고도와 그 문화에 대한 연구를 엮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