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는 『시경』과 『초사』에서 발원하여 한(漢)·위(魏)·육조(六朝)를 거치면서 여러 형식의 고시가 갖추어지고 당나라에 이르러 정형시인 근체시가 완성되었다. 이후 고시와 근체시는 한시의 두 산맥으로서 상호 보완관계를 이루며 창작되었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대에 걸쳐 고시는 한시의 원류로 인식되어 중시되었는데, 특히 한·위·육조의 시는 고시의 전범으로서 더욱 중시되었다. 그러므로 역대의 고시를 연구하고 감상하는 데에는 한·위·육조의 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함이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한·위·육조의 시를 소개하는 마땅한 우리말 서적이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본서는 한·위·육조의 중요작품 3백여 수를 선발하여 역주하고, 한국과 중국 역대의 평설(評說) 약간을 붙여 연구와 감상에 도움이 되고자 하였다. 시의 선발은 『한위육조시 삼백수』(강서각(姜書閣)·강일파(姜逸波) 선주, 악록서사(岳麓書社), 1992)를 대체로 따랐는데 약간의 첨삭을 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