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따로 사는 아들이 환갑 나이가 되었는데도 날이 저물면 회사는 잘 다녀왔는지, 집에는 별일 없는지 걱정을 합니다. 그러면서 며칠만 못 보면 밤에 현관문을 잠그지 않습니다. 보고 싶은데 집에 다녀가라는 말은 못 하고 그렇게 기다리는 것입니다.<br /> 또 길을 가다가도 젊은 여인이 보이면 딸이라고 착각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지나치다는 말을 하려다가도 참습니다. 생전에 내 어머니도 그러했기 때문입니다. 내 어머니와 아내는 핏줄이 다른데도 그런 점에서는 천칭(天秤)에 올려놓으면 언제나 수평이 될 것 같습니다.<br /> 어머니, 아버지는 농사를 지으며 힘들게 나를 읍내 학교에 보냈습니다. 자취를 하면서 학교에 다녔던 나는 토요일이면 농사일도 도울 겸 집에 다니러 갔습니다. 그날이면 어머니는 동구 밖만 바라보며 기다렸습니다. 당연히 갈 것인데도 그러했습니다.<br /> 그러나 나는 졸업 후 곧바로 직장을 따라 객지로 나왔기 때문에 부모를 전혀 모시지 못했습니다. 모시려고 하면 논밭을 떠나서는 잠시도 놀고먹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핑계였습니다. 객지생활을 하는 나에게 부담이 될까봐 그러셨던 것입니다.<br /> 그러했던 두 분이 세상을 떠날 때는 나를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논밭을 잠시도 떠날 수 없다던 것도, 자식들을 보고 싶은 정도 모두 놓아버리고 각자 홀연히 가셨습니다. 그렇게 떠났기에 나는 너무도 허무하여 지금도 머리와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br /> 그토록 보고 싶어 기다렸던 자식을 오래도록 눈앞에 두고 보도록 해드리지 못 하고 홀연히 떠나가시게 한 것이 순전히 내 죄만 같아 또다시 젖을 찾는 아기처럼 어머니, 아버지를 불러봅니다.<br />― 머리말 <어버이 살아 신제> <br /><br /><br /> - 차 례 - <br /><br />머리말 | 어버이 살아 신제 <br /><br />제1부 아버지는 농부<br />아버지는 농부 (1) <br />아버지는 농부 (2) <br />아버지와 황새 <br />아버지 손 <br />아버지 옷 <br />아버지의 가을 <br />아버지 말씀 <br />하늘 땅 아버지 <br />아버지 같은 어른 <br />고구마 밭 <br />아버지의 전화 <br />자전거 타기 <br />고등어 한손 <br />보리밭 밟기 <br />부처등의 전설 <br />손이 큰 아버지 <br />아버지의 돌 <br />아버지의 숨결 <br /><br />제2부 어머니란 사람<br />어머니란 사람 (1) <br />어머니란 사람 (2) <br />어머니 (1) <br />어머니 (2) <br />겨울 어머니 <br />어머니 몸무게 <br />어머니 마음 <br />어머니 곁에 <br />어머니 기다림 <br />사랑의 어머니 <br />어머니의 베틀 <br />어머니의 세월 <br />불사약(不死藥) <br />어미오소리 <br />큰 사람 <br />흙손엄마 <br />어머니는 지금도 <br />탑돌이 <br /><br />제3부 고향 가는 길<br />고향 가는 길 <br />고향 마을 <br />당산나무 <br />부모님 생각 <br />장독 <br />익모초(益母草) <br />밥상 앞에서 <br />내 얼굴 어디에는 <br />어머니 아버지의 길 <br />몸을 맡겼다 <br />아기 고라니 <br />사랑을 받으면 <br />비행기를 타고 <br />문화의 차이 <br />아기 (2) <br />민들레 꽃대 <br />난타(亂打) <br />할머니의 키질 <br /><br />제4부 거기가 내 자리<br />가훈(家訓) <br />거기가 내 자리 <br />꿈속에서 <br />거울 앞에서 <br />기다림 <br />나를 위하여 <br />비로소 알 것 같다 <br />아기와 엄마(1) <br />아까시 꽃전 <br />아침밥상 <br />아버지 어머니도 <br />아침 식사 때 <br />어

저자 프로필
머리말
차례
제1부 아버지는 농부
제2부 어머니란 사람
제3부 고향 가는 길
제4부 거기가 내 자리
제5부 새 풀이 돋으면
제6부 그 뜨겁던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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