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에게도 인권이 있습니다. 이 당연한 말이 왜 필요할까요? 그것은 그만큼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녀 양육이나 교육장면에서, 아동 간의 관계에서, 아동과 관련된 중대한 결정에서 인권침해를 자각하지 못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존중하지 않거나, 성적이 아동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고, 친구 간의 괴롭힘이 도를 넘고, 아동에 대한 혐오나 배제를 부추기는 일들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아동 인권은 추상적이며 나와 상관없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삶의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아동기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참 억울하고 힘든 일도 많았는데 왜 그것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가에 대한 통찰이 필요합니다. ‘인권이 그렇게 중요해?’, ‘세상 너 혼자 살아? 사회가 이러니 따라가야지’하면서 엄연하게 존재하는 귀한 권리를 없는 듯 취급하고, 의미를 축소하거나 내 멋대로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또 ‘모든 부모가 다 그러는 건 아니지 않나?’, ‘난 그런 사람 아니야. 나 하나만 잘하면 되지’라고 말하면서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것은 아동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구조적 모순을 외면하게 만듭니다. 아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이 책은 양육의 상황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인권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하여 아동과 앙육자를 돕기 위해 쓰여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