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대학원 진학 이후 쓴 비평 글을 한데 모아 엮어낸다. 한 인간이 지나온 삶과 한 인간을 살아낸 마음을 담아내기에 급급했던, 농익지 못한 단어와 문장들 뿐이다. 다만 내 삶의 질곡에서 ‘시’라는 텍스트를 부여잡고 있었다는 사실만은 스스로 인정하고 싶다. 그리하여 “다음 시”라는 믿음의 길로 양팔을 흔들면서 산책하고 싶다. 한 인간이 우연과 필연으로 겪어낸 ‘시’라는 텍스트가 당신의 눈길과 손길에서 또 다른 과녁을 향해 날아갈 것이기에. 그 어떠한 시도 내 것이었던 적 없었기에. “다음 시”는 한 인간에게 또다시 우연과 필연이라는 탈을 쓰고, 신기루처럼 나타날 것이기에. 기대와 용기는 순전히 나의 몫이라는 걸 안다. 송구하게도 본 비평집에 실린 시는 시인들의 허락을 구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시와 시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바친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
뻐꾹새 한 마리가 산을 깨운다
시인하자 농부하자
동시는 뽀뽀뽀다
흐른다, 고로 존재한다

제2부
깊이와 높이의 시학
삶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응시의 미학
그늘에서 파생된 생의 근원

제3부
양날의 언어, 즐거운 고통의 파르마콘
온기를 덧댄 시의 외출
문학을 통한 내면의 발견

제4부
보이지 않는 힘으로 감싸는 빈손 - 김완하의 시 세계 ①
우주의 텃밭을 항해하는 시 의식 - 김완하의 시 세계 ②
치열한 전장에서의 통찰 - 문정희의 시 세계
푸른 늑대가 견디는 굴절의 시간 - 이재무의 시 세계
상상 너머의 화두 - 고형렬의 시 세계
타자를 통한 화해의 욕망 - 김명리의 시 세계
길손을 생각하는 마음 - 신동엽의 시 세계

부록
‘찜질방’에 관한 시학
‘룸살롱’에 관한 시학
미국에 관한 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