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무회계를 접한 그즈음에는, 전산화와 수동작업이 혼합하던 때였다. <br />행운이었던 건 1인당 담당한 기업체가 스무 군데였으므로 <br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제조원가명세서, 합계잔액시산표는 <br />수작업으로 끝낼 수 있는 그 당시 상황이다.<br /><br /><br />계정별 원장을 도트 프린트에 걸어두고 그 저속을 이용해서 <br />나는 세금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선배님들이 작성해 놓은 세금 신고서와 <br />증빙 자료를 대조해 가며 신고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 수당 없는 야근을 자청했었다. <br />늦은 시각에도 피곤함이 없었던 이유는, 업무의 흐름을 따라가다 만난 <br />정확하게 일치하는 숫자의 향연이었다. 발견할 때마다 솟구치는 신남은 <br />전자계산기의 톡톡거리는 소리가 경쾌해지게 만들었다.<br /><br /><br />가장 나를 행복하게 했던 건, 각각의 기업체마다 적용되는 세법으로 절세액을 <br />찾아냈을 때이다. 대표님들께서 행복해하시던 그 목소리들이 <br />진짜 나의 자산이 되고 있었다.<br />세법을 잘못 적용하거나 세금계산서 한 장을 누락하는 실수로 스트레스를 받던 날 <br />또한 허가 있었다. 그래도 그 실수마저도 경력의 누적은 대처의 힘으로 내공이 <br />강력해진 시간이 모두 나의 자산이다. 이제 그 자산들이 곧 나 자산이다.<br /> 세월을 따라 나와 함께 걸어왔다.<br /><br /><br />세무회계 실무를 하면서 쌓아오거나 앞으로 쌓아갈 노하우들을 오픈채팅방에<br /> 모인 사람들에게 풀어내고자 한다.<br /><br /><br /> 기억할 만한 것은 그만둔 직원으로부터 받은 기업체를 담당하거나, <br />다른 회계사무소로부터 넘겨 온 기업체를 받을 때 나의 ‘의심’이다. <br />연결해서 세금 신고를 마무리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완료된 직전 세금 신고가 <br />100% 맞는다고 생각하지 않는 습관이다.<br /><br /><br />그 이유는 이러하다.<br />1. 나의 실수보다 남의 실수가 눈에 빨리 띈다는 점<br />2. 잘못된 신고로 이어진 신고 또한 수정신고를 면치 못하는 점<br />3. 더 무서운 것은, 수정신고를 해야 할 만큼 추가납부 세금 차액이 클 수 있는<br /> 신고 오류다. lotation 된 세무서의 새 담당에 의해 발견된다면? <br />2년이나 3년이 지난 후 발견된다면 기간 경과 가산세로 얹혀 세금 폭탄이<br /> 되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br /><br />그래서 반드시 다시 한번 면밀히 보게 되고, 잘못된 부분이 눈에 들어오면 <br />과거 2년 이내의 신고도 확인하면서 오류분을 찾아내기도 했다. <br />수정 신고가 무서워지는 순간이다.<br /><br />그런 나의 노하우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