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대한민국학술원 선정 우수학술도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해체로 생겨난 후속 국가들, 즉 헝가리,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유고슬라비아, 루마니아는 최소한 20세기 초반 이전까지는 상당 부분에서 역사를 공유한다. 따라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몰락과 해체, 그 이후에 동유럽 국가들이 생겨나는 과정에 대한 연구는 동유럽 지역의 역사를 연구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저자 시클로시는 이 책에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해체와 동유럽 국가들의 성립 원인을 제1차 세계대전에서의 패배와 1918년 헝가리에서 발생했던 부르주아 시민 혁명, 그리고 주변 국가들과의 적대적 관계에서 찾는다. 특히 저자는 프랑스와 체코슬로바키아, 루마니아, 세르비아가 헝가리에 대해 적대적인 외교 정책을 폈으며, 이들의 외교 정책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해체를 가져온 원인이라고 본다. 이러한 그의 관점은 동유럽의 국가들이 성립하게 되는 요소를 국제사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인식의 지평을 확장해준다. 물론 전통적인 마르크스주의적 해석에 따라 사회사적 관점이 깊이 천착되어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양자의 균형적인 배치를 통해 중심을 놓치지 않고 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역사는 현대의 이기적인 국제 관계와 국가 간의 갈등, 강대국과 소국, 민족 문제, 다민족 국가가 갖는 온갖 문제점을 속속들이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