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개항 이후에 한반도에는 미국을 비롯한 서양 선교사들이 입국하여 본격적인 선교 활동을 펼쳤다. 그들은 다양하게 선교 활동을 하였는데, 문서 선교 또한 중요한 활동이었다. 선교사들은 한반도에 거주하면서 우리의 문화 체험을 하였고, 이러한 체험은 그들의 모국어로 작성되어 서양에 소개하면서 조선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도 하였다. 그들은 우리의 문학 가운데 고전소설이나 설화를 주요 대상으로 삼아 번역하였다. 이를 통해 우리의 문학이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동시에 우리의 고전소설 작품에 대한 인식도 높여가게 되어 고전소설의 형식을 활용하여 소설을 창작하기도 하였다. 여기에 소개하는 애니 베어드 선교사의 한글소설은 바로 고전소설의 틀을 활용한 선교소설이다. 이 소설에는 당시에 인기를 끌었던 고전소설 형식을 이용하여 선교 내용을 담음으로써 일반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려고 했던 것이다. 아주 효율적인 선교 활동인 셈이다. 어떻게 보면 새로운 형식의 소설의 등장으로도 여길 수 있는 선교소설의 탄생은 우리 문학사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이기도 하다. 숭실대학교를 설립한 베어드 선교사의 부인인 애니 베어드 선교사는 평양의 숭실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선교 활동도 활발히 전개하였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네 편의 소설은 애니 베어드 선교사가 한글로 창작한 선교소설이다. 네 작품은 선교의 내용을 달리하고 있는데, 작품의 수록 순서에 따라 무신론자에게 기독교를 전파하는 작품으로 시작해서 기독교인이 되어 이상적인 가정을 꾸리는 작품으로 마무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