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명재시집』은 행명재(?溟齋) 윤순지(尹順之, 1591~1666)의 시집이다. 시집이라 한 것은 文은 한 편도 없고 시만 수록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 붙였다. 윤순지는 조선 중기 문신으로 본관은 해평(海平)이고, 자는 낙천(樂天)이며, 호는 행명(?溟)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윤순지에 대해 “조선시대 경기도관찰사, 한성판윤, 공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라고 정의한 바와 같이 판서에까지 이르렀다. 게다가 대제학을 지내기도 하였으니, 문학으로도 두각을 드러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평생 시만 지었던 것은 아니지만 문장은 시만큼 많이 짓지 않았고 또 문집을 만들 때 지은 글들을 수습하지 않았던 까닭에 문장이 실리지 않았다. 왜 문장을 수습하지 않았는가는 사후에 문장이 남아 있는 것이 없어서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유명(遺命)으로 글을 수습하지 말라고 하였고, 유문(遺文)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1, 2할만 남기고 나머지는 수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행명재의 유문을 수습한 문집에는 문장이 없고 시만 있게 되었는데, 시도 모두 수록한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이 누락되어 있다. 생애에 대해서도 “내가 죽거든 시호도 청하지 말고 비도 세우지 말며 벼슬로써 나를 거듭 죽이지 말라.”고 유명을 내려서 그 흔한 묘갈명, 묘지명 등 생애자료가 많지 않아 자세히 살피기가 어렵다. 족후손 윤순(尹淳)이 쓴 「증백조좌참찬행명공묘표」가 유일한 생애 자료이다. 이러한 사정으로 『행명재시집』은 세상에 그리 알려지지 않았고, 행명재 윤순지에 대해서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해평 윤문의 오래된 본류라 할 수 있는 문영공(文英公)파의 고(故) 남계(南溪) 윤지로(尹支老) 선생이 독서당고전교육원(원장 尹德鎭)에 『행명재시집』 번역, 출간을 의뢰하였다. 1책에는 화보와 전체 차례의 뒤에 머리말, 그리고 『행명재시집』 제 1권 주역과 원문 / 2책에는 『행명재시집』 제2권과 제3권 / 3책에는 『행명재시집』 제4권과 제5권 / 4책에는 『행명재시집』 제6권(속집 1권)과 부록을 수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