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비어천가는 문학 조선 세종 27년(1445)에 정인지, 안지, 권제 등이 지어 세종 29년(1447)에 간행한 악장의 하나이다. 훈민정음으로 쓴 최초의 작품으로, 조선을 세우기까지 목조ㆍ익조ㆍ도조ㆍ환조ㆍ태조ㆍ태종의 사적(事跡)을 중국 고사(古事)에 비유하여 그 공덕을 기리어 지은 노래이다. 각 사적의 기술에 앞서 우리말 노래를 먼저 싣고 그에 대한 한역시를 뒤에 붙였다.

즉, 용비어천가는 조선 왕조 건국과 관련하여 태조의 고조인 목조로부터 시작하여 태종에 이르기까지 여섯 대에(육조) 거친 사적을 노래로 읊어 엮은 악장으로 내용은 조선 왕조의 건국은 목조 때부터의 일로서 천명에 의해 정해진 것이라고 하여 조선의 건국을 합리화하는 데 편찬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용비어천가에는 이성계의 영웅적인 면모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천우신조라 하여 이성계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하늘이 돕는 부분이 많다. 반면에 태종 이방원과 관련된 내용은 가족을 향한 사랑이나 부모에 대한 효 등 인간적인 면모가 주를 이루는데 아마 이는 조선의 건국 기틀을 닦는 과정에서 많은 이의 목숨을 앗았던 이방원의 폭군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뒷부분은 후대의 왕들에게 전하는 말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백성을 다스리라는 경계의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