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사회언어학적인 연구 결과물로서 특히 사회의 특수집단이 사용하는 은어와 속어에 일찍 관심을 가지고 현장에 나가 철저하게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사회를 들여다보면서 쓴 글이므로 그 당시 사회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시기별로 보면 주로 해방공간과 한국전쟁을 지나 남북 이데올로기적인 면이 나오고 이승만 정권을 거치며 독재와 부정부패, 5?16을 거치며 새로운 경제 건설과 군부독재가 어우러진 사회에서 배고픔을 참으며 살아야 한다는 자신감이 교차한 시기이다. 70년대 이후는 청년문화라는 말과 함께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는 시기를 맞아 수많은 은어와 속어가 시리즈와 함께 나왔으니, 저자는 대학에서 학생에게 과제로 은어와 속어 조사를 시키고 자신도 뛰어들어 치열하게 현장을 누비면서 자료를 모았다. 제1부는 隱語로 본 白丁社會라는 소제목처럼 백정의 은어를 중심으로 백정과 관련된 사찰, 도살장의 은어를 비롯하여 산댓군(廣大)과 무당, 기생, 산삼채취인(심마니)의 은어에서 그들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제2부는 서울 裏巷特殊集團의 秘密記號에 대한 것이며, 부록으로 사회언어학 특히 은어와 속어에 대해 쓴 ‘은어와 문학’, ‘저항과 언어’ ‘언어 속에 나타난 현대인의 의식구조’, ‘말의 사회성’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