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교사의 지도와 지시에 학생이 호응하고 협력할 때 원활하게 이루어
진다. 아무리 교사의 실력이 뛰어나도, 교사가 아무리 성실하게 교육 자료를
준비해도, 그리고 아무리 열정을 가지고 교육하려고 해도, 학생이 교사의 말을
무시하고, 지도를 거부하면 교육은 이루어질 수 없다. 교육하기 위해 교사는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과거에는 교사가 수업을 주로 이끌어나가는 과정에서 더욱 많은 지도력이
요구되었다. 최근에는 학생이 주도하는 수업도 많아져서 교사의 지도력은 상
대적으로 약화된 듯 보인다. 하지만 학생 활동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다고
해도 전반적인 계획은 교사의 의중 속에 놓여 있다. 교사는 학생에게 활동하도
록 가시적인 주도권을 넘겨주었을 뿐, 여전히 숨은 지도자로서 학생 활동을
안내하고 이끌어 나간다.
수업을 통한 학습지도뿐 아니라 생활지도 역시 교사의 지도력을 필요로 한
다. 교육은 학습지도와 생활지도로 구성되며, 학습지도가 교과 중심 교육이라
고 하면, 생활지도는 비교과 중심의 교육이다. 오늘날 학교 현장의 교사는 학
습지도보다 생활지도에서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집단 따돌림, 학교 폭
력은 생활지도상의 난제 중 하나이다. 학생 중에는 교사의 권위에 도전하고,
교사의 지도를 거부함으로써 교사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학생도 있다. 때로는
교사를 조롱하고, 폭언을 퍼붓고, 교사에게 폭력을 가하는 학생도 있어 충격을
준다. 이러한 문제들은 교사의 지도력과 학생의 순응력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
여 일어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은 학습지도든 생활지도든 모두 교사의 지도력을 기초로 하므로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이 교사의 말을 듣고 순응하도록 설득하는
기술과 능력이 교사에게 필요하다. 이러한 기술과 능력을 교실관리라고 한다.
교실관리는 교사가 세운 교육목표와 목적을 성취하며 하루 일과를 물 흐르
듯이 이끌어가기 위해 학생을 설득하고 통솔하는 교사의 전문 기술이며 능력
이다.
교실관리는 시대 사회에 따라 그 경향을 달리하여 왔다. 초기 교실관리에서
는 교사가 상과 벌이라는 방법으로 학생을 관리 통솔하였다. 이후의 교실관리
는 상과 벌로 학생을 다루기보다 문제를 예방하는 데 초점을 둔다. 예방에는
문제를 할 수 없도록 체계를 정비하는 타율적 예방과, 문제를 스스로 하지 않
도록 지도하는 자율적 예방이 있다. 자율적 예방을 위해서는 학생에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소양을 교육하고, 발생한 문제를 조기에 봉합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따라서 초기 교실관리가 강한 교사의 주도권을 설정하고 있다
면, 후기 교실관리는 가시적인 교사의 주도권은 줄어들고 학생 주도권이 강조
된다.
교육을 함에 있어 학생이 스스로 바른 행동과 태도를 취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만큼 바람직한 일은 없을 것이다. 스스로 문제행동을 하지 않는 이러한
태도와 행동을 자기훈육이라고 한다. 자기훈육이 잘 된 학생을 길러내는 일은
부모, 교사를 비롯한 모든 교육자의 소망이다. 곧 자기훈육은 교육의 이상이
다. 교육은 자기훈육이 잘 된 사람을 육성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을 두고 있다.
이처럼 자기훈육의 중요성이 큰 반면, 우리 사회에서는 자기훈육에 대한 연구
를 활발하게 진행하지 않아 왔다. 이 사실은 이 책을 집필하게 한 동기이다.
이 책은 2부로 구성된다.
제1부는 교실관리를 다루고, 제2부에서는 자기훈 육을 설명하였다.

제1부 교실관리에서는 훈육으로서의 교실관리, 체계로서의
교실관리, 교수로서의 교실관리 이론을 개괄하였다. 훈육으로서의 교실관리에
는 단호한 훈육, 긍정적 훈육, 논리적 결과가 포함된다. 체계로서의 교실관리
에는 존엄스러운 훈육, 교실조직관리 프로그램, 공동체 형성, 상벌 스트레스
없는 훈육이 들어가 있다. 교수로서의 교실관리는 친사회적 기술, 인격교육,
사법적 훈육, 내면적 훈육, 갈등 해결 및 동료 중재를 내포한다.

제2부 자기훈육에서는 자기훈육의 개념과 유사하게 사용되는 용어인 자기
통제, 자기규제, 투지를 살펴 본다. 자기훈육에는 개인 차원과 사회 차원이 있
음을 살피고 그 중요성도 진단한다. 자기훈육은 어떠한 요인으로 구성되며,
이를 강화하기 위한 심리 사회적 요인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그 다음 자기훈
육을 기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며, 자기훈육을 위한 교육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도 살펴 본다. 자기훈육을 하는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과 자기훈육
이 잘 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특징도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자기훈육을 위해
학교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를 다룬다.
이 책은 부모, 예비교사, 현장교사를 비롯하여 사회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모
든 사람에게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교육의 방향이 무엇인지 안내할 것이다.
자기훈육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 자기훈육의 중요성을 깨닫는 데도 도
움을 줄 것이다. 또한 자기훈육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지의 방법
을 제공할 것이다. 부디 이 부족한 책이 교육을 실행하는 모든 사람에게 조금
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자기훈육이 잘 된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건강해지고, 교육자는 보람과 기쁨을 느낄 것이며, 개인은 행복한 삶을 영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