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진 종잇조각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하나의 종잇조각에 불과해 보이지만 엄청난 세상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세상 속에서 우리는 지금보다 앞선 시간으로 인해 현재를 살고 있고, 또 그것을 느끼는 찰나의 순간 쏜살같이 지나가 버리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네모진 종잇조각은 우리가 그러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생각하게 하고, 그 생각을 선택할 수 있게 합니다.
저는 미래의 현재를 보다 현명하고 후회하지 않도록 선택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과거가 된 현재를 떠올렸을 때 하늘길 따라 춤을 추며 흘러가는 하이얀 구름과 같길 바라는 마음에 네모진 종잇조각에 슬며시 저의 삶을 품었습니다.
이름 석자가 둥글어 그 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던 저의 삶은 종잇조각과 함께 하는 동안 점점 네모지고 있습니다. 네모진 저의 삶은 둥그런 삶처럼 두루뭉술하진 않았지만, 여전히 무언가에 쫓기고 쫓기는 반복되는 시간을 보내며 모순투성이의 삶을 살아갑니다. 간혹 어떤 이는 왜 그렇게 사느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또 다른 어떤 이는 그렇게 살고 싶냐고 물어보기도 하지만 당연히 정답은 없습니다.
저의 삶이 어디서부터 얼마만큼 종잇조각에 스며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어린아이였을 때와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제게 다시금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네모진 종잇조각과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언제든지, 어디로든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네모진 종잇조각이 고이 간직한 세상의 시간을 살아가며 행복이라는 꿈을 꿉니다.
햇볕이 쨍하디 쨍한 무더운 여름날, 산타할아버지의 크리스마스 선물 같이 제게 찾아온 네모진 종잇조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