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각본집은 만화 『불가사의한 소년』의 소년, 『펫숍 오브 호러즈』의 D백작, 드라마 『그녀의 이름은 난노』의 난노, 웹드라마 『악몽선생』의 한봉구처럼 초자연적 존재인 구미호가 인간들 틈에 섞여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에피소드형 일상 다크판타지 시리즈물 중 제1권이다.

*시리즈 공통 세계관
인간을 알고 싶은 요괴 미호.
그녀는 인간을 알고 싶어 인간 세계로 떠난다.
그녀가 인간의 감정을 알아내는 방법은 인간의 간을 먹는 것이다.
간을 먹으면 인간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과연 인간은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동물인 걸까?

*왕따권익위원회 줄거리
재아는 왕따다. 재아의 반에 미호가 전학을 온다. 전학생 미호는 오자마자 왕따가 된다.
재아와 함께 괴롭힘을 당하던 미호는 왕따원익위원회, 라는 동아리를 만든다.
동아리에 전교의 왕따를 모두 모은 뒤 미호는
“일진들의 괴롭힘에서 벗어나려면 우리(왕따) 중 누군가가 죽어야 한다.
때로는 누군가의 희생이 공분을 일으켜 보호막이 되기도 한다.”라고 말한다.
왕따들은 미호의 말에 설득된다.
왕따들은 죽을 사람을 뽑기 위해 제비뽑기를 시작한다.
재아가 당첨이 되고, 왕따들은 재아에게 죽음을 재촉한다.

-책 속으로

*
재아는 담임선생이 들어올 때부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미호는 그런 재아를 눈여겨본다. 미호의 눈에 재아의 간이 마치 투시되듯 보인다. 순식간에 확대되는 간. 회색 간이다.

담임 조용!
미호 대신 왜 왔는지는 말할게. 나는 전에 있던 학교에서 심하게 따돌림을 당해서 어쩔 수 없이 전학을 왔어. 여기서는 친구들과 잘 지내고 싶어.
담임 너희들 잘 들었지? 친구가 용기 내서 이야기 한 거니까. 사이좋게 잘 지내 알았어?
아이들 네~
담임 저기 앉으면 되겠다.

담임이 재아 옆자리를 가리킨다.

미호 아! 얘들아 나는 인간에 관한 탐구를 하고 있어. 그럼 잘 부탁해!

*
동아리담당선생 그럼 번지수를 잘못 찾은 거 같은데, 학생주임선생님이나 교장선생님을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을 거 같은데.
미호 아니에요. 동아리 승인 담당이시잖아요. 저희 동아리 만들거예요. 동아리 명칭은 왕따권익위원회입니다.
동아리담당선생 왕따권익위원회?

*
미호 왕따가 계속 괴롭힘을 당하고 그러다가 결국 졸업하고 계속 사회의 패배자로 살아가는 이유가 뭘까? 그건 협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야. 반에는 그 누구도 우리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친구도 없지. 사람들은 왜 부모님에게, 선생님에게 말을 하지 않느냐고 하지. 하지만 우린 다 해봤잖아. 우린 부모를 고를 수 없었고, 선생님도 고르지 못했어. 하지만 이제 내가 있으니까 우린 협력할 수 있어.
재아 협력하는 게 누가 죽는 거야?

*
미호 좋아. 지금 우리 다 목숨 걸고 있는 거 맞는 거지?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
동준 그래 네 말도 맞아. 하지만 어른들은 우리가 아직 나쁜 거 좋은 거 판단할 나이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를 미성년이라고 하는 거잖아. 그들의 생각대로 우리는 그런 걸 판단할 능력이 없어.
선희 너희는 지금 선악을 판단할 능력이 없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거야?
동준 응. 당연하지. 우리가 성인이라면 이런 짓을 할 리가 없잖아.
선희 헛소리야. 넌 이게 나쁜 짓이라는 걸 알고 있어. 왕따는 나쁜 거야.
동준 그래 그럼 나쁜 거라 쳐보자. 하지만 왕따라는 건 어느 학교 어느 나라에나 있는 거잖아. 그런데 우리 학교에만 없으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그거야말로 옳지 않은 게 아닐까? 내 말이 틀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