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을 합니다. 결혼하고 나서부터 했으니까 꽤나 오랜 시간입니다. 본격적으로 집밥을 한 것은 아이가 태어난 후 아이를 위한 이유식부터 시작했으니까 그것만 따져도 십 년이 넘었습니다. 요즘처럼 집밥에 대한 정의가 생긴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배달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배달 플랫폼을 통해서 딜리버리 되지 않는 음식을 지칭하기 위해서 “집밥”이라는 개념이 등 떠밀려 나왔을 뿐입니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는 계속해서 집밥을 해 왔지만 요즘에는 집밥을 하는 것이 뭔가 특별한 의지를 가져야만 할 수 있는 것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집밥은 수천 년 동안 존재해 왔던 것입니다. 명시적으로 구분하지 않았던 이유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집밥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이었습니다.

그렇게 오랜 기간 이어져 내려온 집밥이 특별할 것은 없지만, “가족을 위해 집밥을 한다”는 것의 특별함은 집밥을 하면서 발견하게 됩니다.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는 집밥을 할 생각이지만 저도 어젠가는 집밥 하는 것을 멈출 날이 있겠죠. 그런 날이 오기 전에 집밥을 하면서 발견한 집밥의 특별함에 대해서 정리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집밥을 하는 10가지 특별함을 건져내어 전해드리는 것이 바로 이 책 <집밥을 하다가>에 담겨 있습니다.

자극적인 내용은 없지만, 먹다 보면 깊은 맛을 느끼고, 건강해지고,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집밥 같은 내용을 담았습니다. 우리 가족만의 음식 레시피도 소개하였으니, 가벼운 기대 속에서 이 책을 보아 펼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