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히트와 ‘코로나 소네트‘ 대화≪를 출간하며<br /><br /> 이태리 문학이나 영미문학에서 알려진 소위 ≫소네트 왕관 Corona≪나 독문학에서 ≫소네트 화환 Sonettenkranz≪이라 불리는 형식은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시 형식이다. 물론 독문학자이자 시인인 필자에게도 이 형식은 낯선 형식이다. 독일 시인들의 소네트를 읽다가 사회철학자이자 문학비평가인 벤야민 (Walter Benjamin, 1892-1940)의 소네트를 읽고 번역하다 이 소네트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필자는 이 시형식을 국내 문학계에 의도적으로 ≫코로나 소네트≪란 이름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2019년 이후 전세계를 마비시켰던 바이러스 코로나 (Covid-19)와 어원이 같기 때문이기도 하다.<br /><br /> 벤야민이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공부하던 시절에 친한 친구가 되어 베를린 대학으로 함께 옮겨가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자살로 생을 마감했던 시인 하인레 (Christoph Heinle, 1894-1914)를 통해 ≫소네트 화환≪을 알았다고 한다. 하인레가 모임에서 ≫소네트 화환≪을 낭독하면서, 이런 소네트를 40여 편 쓸 것이라고 장담했기 때문이다.<br /><br />벤야민은 먼저 간 친구 시인이 남긴 시집을 출간하고자 10여년 노력했지만 수포로 돌아가자 직접 소네트를 쓰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1925년부터 지인을 통해 알게 되었으며 오랜 탐색전 끝에 뮌헨 시절부터 소네트를 즐겨 쓰던 브레히트와 1929년에서야 친한 친구 사이가 된다. 브레히트 역시 벤야민을 통해 ≫소네트 화환≪ 형식을 알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그가 소네트 형식을 굳이 취하지는 않았지만 소위 연작시 (Zyklus)를 여러번 시도했기 때문이다.<br /><br /> 본서를 통해 국내 문단에서 소네트 형식은 비교적 잘 알려졌지만, ≫소네트 화환≪ 내지 ≫소네트 왕관≪에 대해 생소한 독자들을 위해 본 시인이 직접 쓴 소네트와 독일 시인들이 시도한 소네트를 소개해보고자 2024년 새해와 함께 특별 기획해 본 것이다. 본 시인이 직접 쓴 ≫브레히트와 ‘코로나 소네트‘ 대화≪와 4작가들의 5편 소네트를 묶은 ≫Corona소네트≪도 이에 해당한다. <br /><br /> ≫브레히트와 ‘코로나 소네트‘ 대화≪는 국내에서 아직도 여전히 생소한 브레히트 문학에서 동양 연극, 문학과 철학 등의 주제를 브레히트가 어떻게 자신의 문학에 수용했는지 그리고 브레히트 문학 연구 상에서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이 형식을 빌려 연작시 형태로 총210행에 담아보았다. 아울러 브레히트가 소네트 형식으로 문학 비평을 시도했던 소네트 ≫연구들 Studien≪과 그간 비슷한 주제로 쓴 소네트들을 함께 한 권으로 묶어 본다.<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