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
어쩌면 내가 원숭이가 아닌지도 몰라.

남을 흉내 내는 것을 좋아하는 원숭이가 있어요. 남의 흉내를 내느라 바쁜 원숭이 때문에 원숭이 그림자는 매일 너무 힘들답니다. 햇볕이 따뜻한 어느 날, 거꾸로 매달려 있던 원숭이 그림자는 원숭이 몸에서 빠져나와 해바라기 그림자 속으로 들어갔어요. 자신의 자리가 없어진 해바라기 그림자는 원숭이 그림자의 자리로 들어갔지요. 원숭이와 해바라기 그림자. 생각만 해도 우습지요. 원숭이는 자신의 그림자가 자신을 닮지 않은 이유는 어쩌면 원숭이가 아닌 다른 생물일지도 모른다 생각했어요. 그리곤 해바라기 그림자와 닮기 위해 허리를 쭉 펴고, 잎사귀와 비슷하게 다리를 힘껏 벌린 채 오랫동안 서 있었어요. 그 모습을 본 원숭이 그림자는 한참을 웃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