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조에 나온 3국설/ 3조선설 같은 담론은 한반도의 민족 집단(한민족)의 기원에 관한 이른바 전통설(Traditional Theories of Korean Origins)에 해당한다. 그것과 대비되는 것이 20세기에 들어와서 등장하는 당대설(Contemporary Theories of Korean Origins)인데 근대 이래의 민족학, 고고학, 인류학, 유전학 등의 도움으로 그 집단이 어디서 기원하는가를 모색한다. 그렇지만 3국설/ 3조선설 같은 전통설은 물론이고 20세기의 당대설 특히 북방설도 그 자체가 문제가 많은 것이라 할 수밖에 없다. 21세기에 접어든 현재의 시점에서 한반도의 민족 집단에 관해서 전통설과 당대설 모두를 넘어서는 새로운 접근이 요청된다 하겠다.

2000년 이래 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the Korean Peninsula)를 그 주변 지역 특히 ‘북방-북국’과의 교섭이란 틀 속에서 바라보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한민족과 북방-기원”(2021 b)(2021 c)은 그 일부라 할 수 있다. 그 이전에는 역사학, 고고학, 인류학, 언어학, 유전학 등을 활용한 다-학문적(multi-disciplinary)인 방법을 사용해서 한민족 집단(Koreans)의 형성 유형을 연구한 저작(2018)(2019)(2020 a)(2020 b)(2021 a)을 내놓았다. 더 이전에는 20세기의 사회와 가치에 관한 여러 문제를 강의(고려대 법대와 경영대의 교양과정)하고 동아시아의 정치/ 사회사상에 관한 논문(1991)(1992)(1993)을 쓰고 서구권의 중국 연구 동향을 소개하는 편역(1984)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