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요법: 책을 읽고 아이 마음을 치유한다.” 이 말에 가슴이 쿵쾅거렸던 때가 벌써 20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재미와 호기심이 생겼고, 의미와 가치가 있으며 공부하고 노력하면 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의 시간은 늘 그림책과 아이들, 치유와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마음 한가운데 두고 살아온 시간이었습니다.
그 사이 ‘독서요법’은 ‘독서치료’라는 말로 바뀌었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세상은 엄청나게 변하고 있지만, 그동안 상담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부모와 아이의 마음은 점점 더 힘겨워지고 있었습니다.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마음속 과제를 지닌 채 부모가 된 사람들, 그 부모 밑에서 크고 작은 상처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 불안한 사회 구조 속에서 부담과 압박을 받고 죄책감과 분노와 수치감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을 만나면서, ‘독서치료’를 통한 치유와 성장에 대해 점점 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치열하게 ‘효과적인 독서치료’에 대해 연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전보다 지금 우리 아이들의 방에는 책이 넘쳐 나고 있고 또 온 세상이 독서의 중요성을 외치고 있음에도 현장에서 만나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은 점점 더 힘겨워짐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책 한 권을 읽어도 마음 깊이 간직할 수 있도록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아이 마음에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되고 힘이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 했습니다. 자라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읽는 그림책이지만, 그 그림책으로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치유되고 성장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독서치료를 처음 공부하려는 분들과 이미 독서치료의 매력에 빠져 좀 더 효과적인 독서치료를 공부하고 적용하고 싶은 분들께 제 경험을 보여 드리는 것입니다. 약 20여 년간 아동·청소년 상담 현장에서 독서치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진행해 온 ‘그림책을 활용한 독서치료’에 관한 개인적인 경험과 통찰로 쓴 글입니다. 학자들이 연구해 놓은 다양한 연구 결과와 이론서를 바탕으로 유아와 아동을 위한 심리치료 현장에 적용하며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인지 찾아온 여정들입니다. 다만, 다양한 심리기법을 적용한 독서치료라 너무 방대할 수도 있고, 수박 겉핥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부끄럽고 조심스럽지만, 부디 이 글이 좀 더 다양하고 효과적인 독서치료 발전과 논의에 작은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