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우연히 이루어진다. 어쩌면 이 책도 그런 우연한 역사의 소산인지도 모른다. 2013년 11월 전라남도교육청에서 교원을 위한 ‘교육활동 침해 및 피해 교원을 위한 치유 및 예방 프로그램 사업’을 공모하였는데, 그 사업을 맡게 되면서 교사에 대한 연구와 봉사를 본격적으로 수행하게 되었다. 교육철학 전공자라 교사에 대한 관심은 늘 저변에 깔려 있었으나 교사의 문제를 교육학의 다양한 관점에서 이렇게 다루게 될 줄은 몰랐다. 이 책은 지치고 힘든 교사와 방학 중에 만나 동거동락(同居同樂)한 생생한 체험의 기록이다.
이 사업의 첫 번째 관문은 ‘여러 교사 중에서 방학 중 교원 치유 및 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할 교사를 어떻게 선발하는가’의 문제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론적 작업에 몰두하여 소진(burn-out)과 교원소진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고, 최근 연구 동향을 면밀하게 분석하였다.
이 책은 교사를 위한 전인통합치유 프로그램을 실제로 계획·준비·실행·평가하면서 보고 느꼈던 모든 체험을 하나로 묶은 고귀한 열매다. 책의 순서 또한 체험의 순서에 따라 기술되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교원소진의 개념과 현상에 관한 이론적 탐구의 결과를 담았다. 여기서 일반적 소진 개념에서 교원소진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연구 경향과 성과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제2부는 교원치유 프로그램 개발의 진화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교원힐링스타트 프로그램’에서는 소진교원의 선발과 최적의 캠프 유형을 찾기 위한 시도와 성과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에코힐링티처스 프로그램’과 ‘교원감정코칭 프로그램’의 실제적 운영과 성과를 통해 최초의 교원힐링스타트 프로그램이 형식과 내용 면에서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제3부에서는 교원소진에 관한 질적 사례를 제시하고, 질적 연구의 방법적 원리에 따라 내러티브 탐구를 시도하였다. 내러티브 인터뷰에 의한 면담과 채록 그리고 질적 자료의 분석과 해석을 통하여 교사의 내면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이로써 제3부는 질적 연구를 통하여 지금 여기의 교사의 현존재(Da-sein)를 생생하게 드러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