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는 500년 동안 전반기에는 명나라에 사신을 보냈고, 후반기에는 청나라에 사신을 보냈다. 명나라에 보내는 사신은 천자에게 조회한다는 뜻을 살려서 조천사(朝天使)라고 하였지만, 청나라에 보내는 사신은 청나라가 중화(中華)가 아니라고 하여 연행사(燕行使)라는 표현을 학자들이 썼다. 따라서 명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온 기록을 조천록이라 하고, 청나라에 다녀온 기록을 연행록이라고 한다. 연행록은 몇백 종이 남아 있지만, 조천록은 몇십 종 남아 있지 않다. 그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록이 바로 하곡 허봉의 『하곡선생조천기(荷谷先生朝天記)』이다. 초당 허엽과 악록 허성도 명나라에 다녀오며 많은 글을 지었지만, 현재는 문집에 일부 남아 있을 뿐, 따로 정리된 조천록이 없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초당선생의 집안처럼 4부자가 모두 명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온 문중은 없었다. 그 동안 잊혀졌던 초당 문중 4부자의 중국 체험과 조천록에 관한 연구를 준비하여 2019년 6월 27일 강릉에서 학술대회를 열었다. 그리고 그날 발표된 귀한 논문들을 모아 『초당 4부자의 조천록 연구』를 출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