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을 출간하기 위해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다른 아홉 명이 모였습니다. 처음에는 예비작가라는 칭호가 조금은 멋쩍게 느껴졌었습니다. 책 출간은 거창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했고, 평범하게 살고있는 나는 감히 도전해 볼 엄두도 나지 않는 미지의 영역이었습니다. 하지만 몇 주간 머리를 맞대어 글을 쓰고, 출간 준비를 하는 동안 우리는 작가라는 단어와 조금 가까워졌습니다. 이 책이 무사히 출간되어 우리의 글을 읽는 독자가 한 분이라도 생긴다면, 우리는 마침내 작가가 되겠네요.
우리들은 첫 문장을 시작하며 약속이라도 한 듯 당연하게 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우리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이 책에는 우리의 경험, 생각, 일화, 감정에서 태어난 아홉 명의 주인공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저 우리를 닮았을 뿐, 완전한 우리는 아닙니다. 우리는 나에게서 비롯된 주인공이 나보다 더 나은 선택을 하기를, 더 행복하기를, 더 성장하기를 바랐으니까요. 나를 닮은 채로 태어났지만 내가 아닌 주인공들이 우리들의 이야기를 말합니다.
이야기의 힘을 아시나요? 어떠한 감정은 이야기가 될 때, 비로소 느껴지기도 합니다. 확실하지 않은 감정을 활자로 마주했을 때 우리는 스스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우리는 어떠한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어떠한 행복을 빌기 위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글을 썼습니다. “우리를 닮은 이야기”는 우리들의 다짐이자 용기입니다. 우리들의 진실한 감정을 담은 아홉 개의 글을 읽은 독자 또한 우리와 같은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이야기들은 우리를 닮은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쓰고 있는 이야기의 한 페이지일 뿐입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도 “우리를 닮은 이야기”에 소중한 한 페이지가 될 것 입니다.

들어가며

내 세계를 그려줘 _ 김수현
금계국 _ 은희
가정, 가정 _ 유가실
회한 _ 안지환
모모 _ 김토실
흑백 시간 속 잠든 엄마에게 _ 이진선
개척자 _ 남수연
어른이 어른에게 _ 한선정
우리의 내일 _ 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