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0살이었던 해에 골수염이 깊어 우측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해야 했다. 수술대에 누워 홀로 천정만 바라보며 목발로 걷는 아이를 보았다. 아니야! 이것은 절대 아니야 순간, 화장실 핑계로 수술실을 나와 생전 처음 보는 철길을 따라 해거름 속으로 도망쳤다. <br /> 지금도 목발 짚고 지나는 장애인을 보면 내 다리를 만져 본다. 나는 그때를 생각하며 그 다리로 46년째 매일 테니스를 즐기며 산다.<br /> 이승과 저승 사이는 얼마나 멀까. 하늘과 땅의 주재자는 알까. 방랑하는 길이 멀면 멀수록 어깨는 무겁고 팔다리는 아프리라.<br /> 나의 운명을 내가 지키며 나 아닌 모든 이에게 감히 용기와 희망을 빚고 싶었다.<br /> 종심소욕 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란 공자의 말씀을 좌우명으로 지나온 내면의 의식세계를 성찰하며 자랑도 욕망도 아쉬움도 삶의 황혼 길에 처연히 허물 벗어 나를 내려놓으니 시가 되었다.<br /> 아픔은 은유적 언어로 혹은 결기 어린 메시지로 버무려 지금도 저만치 창백한 병동에서 병마를 걷어차고 금방이라도 달려올 것 같은 아내를 생각하며 이 시집을 상재한다.<br />― 시인의 말 <br /><br /><br /> - 차 례 - <br /><br />시인의 말 <br /><br />제1부 팥죽 사랑<br />어머니의 손 <br />옥수수 맛 <br />아내의 눈물 <br />알 시 <br />추억 하나 <br />천년의 사랑 <br />풀벌레 울음에 그리움이 산다 <br />허수 어미 <br />고사리 손 <br />팔도 문향 발간 축시 <br />찻물을 끓이며 <br />자화상 <br />화백 <br />풀리지 않는 숙제 <br />팥죽 사랑 <br />요철 인생 <br />채석장의 두 개의 돌 <br />거짓말 참말 <br />겨울 나목처럼 <br />나눌 수 없는 것들 <br />적과 동침 <br /><br />제2부 11문 3의 발바닥<br />억새가 춤추는 언덕에서 <br />전설이 된 사랑 <br />짐 <br />진정한 마음 <br />쿠린내 나는 세상 <br />외톨이 깨알 <br />11문 3의 발바닥 <br />술 먹은 개 <br />자전거 첫사랑 <br />젊은 날 회상 <br />그 얼굴 <br />자작나무 숲길의 지팡이 <br />벼락 맞아 좋은 날 <br />가을 편지 <br />아버지의 유산 <br />잡초 앞에서 <br />아침 스케치 <br />6월에 지는 나뭇잎 <br />자명고 <br />씨 <br />작은 소망 <br /><br />제3부 아내를 품은 바다<br />아름다운 로망 <br />세모의 단심 <br />그대 생각 <br />찻물을 끓이며 <br />빨래 <br />태반의 강 <br />빈터 <br />송곳 단상 <br />아내를 품은 바다 <br />우리 생의 강가에서 <br />삼거리 인생 <br />미움으로 채워진 자리에 <br />여백으로 오는 그리움 <br />불효자 <br />물처럼 기름처럼 <br />초록의 힘 <br />쑥부쟁이 연정 <br />형! 형! 형님! <br />너에게 나를 보낸다 <br />밥과 밥풀 <br /><br />제4부 나는 매일 섬들을 삼킨다<br />산 그림자 속으로 <br />동행 <br />사랑은 소나기처럼 <br />묵은지 <br />빌려준 사랑 <br />모텔로 간 파김치 <br />비울수록 취하더라 <br />내 고향 가구리 617번지 <br />나무 가족의 사랑 <br />모정 <br />말 말 말 <br />고쟁이 <br />떠난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br />속 비운 매듭으로 <br />나는 매일 섬들을 삼킨다 <br />나무야, 나무야 <br />한가위 아침 <br />깍두기 눈물 <br />기다리는 마음 <br />고사리 손 만지며 <br /><br />● 해설 | 육화된 고향의 심상과 순애보로 완성한 소설적 이미지의 재구

저자 프로필
시인의 말
차례
제1부 팥죽 사랑
제2부 11문 3의 발바닥
제3부 아내를 품은 바다
제4부 나는 매일 섬들을 삼킨다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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