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은 꿈보다 해몽이다. 감독이 의도한 바를 모범적으로 따라가기보다 창작자도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영화를 읽는 것, 그것이 비록 오답이라고 해도 앵무새처럼 읊는 정답보다 해당 영화에 관한 시야와 사유의 폭을 더 넓힌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요약하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추가한 ‘해설’ 같은 리뷰보다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영화를 ‘해석’한 평론가의 글이 더 흥미롭게 다가오는 이유다.
이 책의 제목을 『허남웅의 해석과 상상』으로 지은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우연과 상상>(2021)이 제목의 출처라는 걸 어렵지 않게 간파할 수 있을 듯하다. 우연으로 점철된 세상사를 영화적으로 상상한 결과물이 <우연과 상상>인 것처럼 『허남웅의 해석과 상상』은 영화 속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장면이나 사소하게 비추는 미장센이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법한 음악과 같은 미시적인 부분에 주목, 나만의 ‘상상력’을 가지고 거시적으로 풀어낸 글들을 모은 평론집이다.

들어가며
1장 <인셉션>과 초현실주의
2장 <슈퍼 에이트> 괴수는 엄마다
3장 <아가씨> '가위치기'의 쾌감
4장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타란티노의 슈퍼히어로물
5장 <렛미인> 어떤 살인마의 기원
6장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유인원의 플라워 파워
7장 <범블비> 난 이제 더 이상 ‘유아’가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