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공주에게 청혼할 사람들을 불러모았어요. 공주님은 모두 맘에 들지 않았지요. 뚱뚱해서, 키가 커서, 몹집이 작아서, 얼굴이 창백해서, 얼굴이 붉어서, 턱이 조금 휘어서. 그중 턱도 수염도 휘어진 채 자란 왕자에게 공주는 '지빠귀수염 왕자'라는 별명을 붙이고 깔깔 웃어요. 무례한 공주님을 본 왕은 성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누더기 차림의 거지에게 딸을 시집보냅니다. 시집을 갔다고 하루아침에 살림꾼이 되지는 않지요. 공주는 하인도 없는 작은 오두막에서 서투른 솜씨로 아침을 짓고, 실수를 연발하며 베를 짜고, 항아리를 팔다가 깨뜨리고, 자신이 놀렸던 지빠귀수염 왕자의 궁전에서 하녀로 일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무도회에서 왕자가 공주님에게 다가와 춤을 청해요. 그때 공주님의 앞치마가 풀리며 넣어 두었던 음식이 사방으로 튀고 말죠.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고 공주님의 얼굴은 달아올라요. 어떡하면 좋아! 공주님이 자리를 벗어나 달아나기 시작해요. 공주님에게는 과연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