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한데 묶은 글들은 온라인 콘텐츠 공유 플랫폼인 얼룩소(alookso)에 연재한 글 중에서 선택한 것입니다. 오래전에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렸고, 각자 소유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하 SNS)를 즐기기 시작한 지 꽤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다양한 SNS 앱을 통해 여러 사람과 소통하여 생각을 나누며 일상을 공유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화려한 사진과 잘 포장된 언어로 위장된 SNS 세계에 피로감을 느끼고, 뭔가 대체재가 될 만한 플랫폼을 찾아 어슬렁거리는 온라인 유목민이 되었습니다. 그때 얼룩소를 발견했습니다. 내 전문 분야를 살리며, 진득하게 내 호흡을 따라오며 공감해 줄 독자가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고, 이 정도 플랫폼이라면 작정하고 내 이야기를 털어놓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1주일에 한 개 정도의 칼럼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얼룩소에서 에어북 공모가 있었고, 그동안 올린 글 중에서 종교에 관한 글을 하나로 묶어서 책으로 펴내도 좋겠다는 생각에 7개의 칼럼을 골라보았습니다. 이 글들은 종교를 다루면서도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랑합니다. 내가 속한 그리스도교 전통 외에도 유교, 힌두교, 그리고 소소한 일상 속 종교 관련 이야기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 글을 통해 종교 관련 이야기도 꽤 흥미롭고, 또한 유익하며 해볼 만하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제목도 ‘종교의 속내’라 붙여보았습니다. 호화로운 포장과 치장을 거둬내고 종교의 진솔한 속내를 잠깐이라도 맛볼 수 있는, 혹은 그러한 곳으로 인도하는 안내자 역할을 이 소박한 에어북이 해준다면 글쟁이의 즐거움은 충분하다고 하겠습니다.
온라인상이기에 글은 경어로 적었습니다. 대화하듯 독자에게 건네기에는 경어체가 더 적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과 여유가 허락한다면 에어북 출간 이후에도 관련 칼럼들을 꾸준히 올릴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4월 어느 날
忘羊齋에서 저자 書

1장 과학 혹은 미신
2장 종교란 낱말에 관하여
3장 부활절 달걀의 유래
4장 그리스도교와 욕망
5장 최후의 만찬 이해하기
6장 주자의 귀신 이해
7장 바가바드 기타의 신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