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시간들은 오딧세우스가 탄 항해선 처럼 우리를 그 목적지 이타카로 데려간다.<br />"인생은 여정"이라는 말처럼 과정을 흠뻑 느끼고 충실한 시간들을 보낸다면 <br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시인 카바피의 시가 나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br /><br />난생처음 만들어보는 포토 에세이가 어떠해야 하는지 막상 나의 일이 되고 보니<br />막막하기만 했다.<br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여정중 마주쳤던 우연한 인연의 피사체들에 대한<br />공감과 진실의 순간들을 담담히 기록하는 작업은 싱잉보울의 진동처럼 나에게<br />무한한 안식과 충만함을 가져다 주었다.<br /><br />낡은 화분 구석에 애써 뿌리 내리고는 노란 좁쌀만한 꽃을 피우는<br /> “행운이 아니라 행복”의 삶을 사는 하트 모양 세잎 클로버들. <br />척박한 사막에서 때론 잘려 나가고, <br />기대선 서로에게 쓸리고 찔려있는 중에도 <br />주어진 상황을 긍정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선인장. <br />변두리 어느 담벼락의 어설픈 Love라는 낙서. <br />불어오는 봄바람에 종일 펄럭이지만 <br />과감히 그 바람과 함께 날아가버리지 못 한 채 매달려 펄럭이기만 하는 <br />-이조 여인네의 삶과 같은- 어느 고택 툇마루의 새하얀 광목 자락..<br /><br />그들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전한다.<br /><br /><br />

프롤로그
무자비하던
마음
일방통행
성수동
낡은 콘크리트 계단
한 여름 밤의 꿈
누구의 말처럼
삶이란게
북카페 구석
깃털의 가벼움
저별은 나의 별
훠이 훠이
뉘엿 뉘엿
뭣이 중헌디
거짓말같은 고요
푸바오 신드롬
남발되는 흔한 말
사랑은
네가 이타카로 가는 길을 나설 때
지금 일렁이지만
그림자 연극
어디까지가
이 나무는 도대체 뭘까?
꽃잎이 눈비처럼
누군가 2
겨울에는
온갖 경우의 수들이
선인장 군락
오랜 시간
작고 노란 호박 하나
뉴욕 5th 애비뉴
나에 대한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