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은 터전을 버린 이씨 부인과 도망치지 못한 옥남의 삶과 죽음”
일제 강점기이자 근대 시기 두 여성 작가의 단편소설, <원한>과 <호도>는 가부장제라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희생되는 두 여성의 삶을 보여 준다.
나혜석의 <원한> 속 이 씨 부인과 백신애의 <호도> 속 옥남, 두 여성 주인공의 공통점은 ‘억울함과 억압당한 삶’을 살았다는 점이다.
다른 점은 이씨 부인은 양반이고, 옥남이는 하층민이다.
1920~30년대 양반 여성과 하층민 여성의 적나라한 삶이 담겨 있다. 여성도 인간임을, 남성과 같은 인간임을 내세우고 싶었던 두 여성 작가는 이 씨 부인과 옥남을 통해 당시 여성들의 내몰린 현실을 알리려 하였다.
이씨 부인은 가부장적 사회 속에 매몰되어 주변 사람들에게 휘둘리다가 끝내 홀로서기를 시도하지만, 옥남은 남편의 폭행으로 4명의 아이를 잃고, 굶기를 밥 먹듯 하다가 마을 잔칫날 동네 사람들에게 맞아 죽는다.
이 씨 부인은 적어도 지옥 같다는 삶에서 도망치기라도 해서 다시 지옥 같은 삶을 이어갔을지 모르지만, 옥남은 도망치지 않았다.
왜? 하층민 옥남은 자신의 지옥 같은 삶에서 도망치지 못한 것일까.
관습과 사회, 가족의 횡포에 갇힌 두 여성의 삶과 죽음, 그리고 허무가 담긴 이야기. <원한>과 <호도>에는 삶보다 더한 목숨이 무언가를 말하려 한다.
저자 소개
프롤로그
나혜석 단편소설 원한(怨恨)
백신애 단편소설 호도(糊塗)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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