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내 삶에 기술이 개입하지 않는 순간이란 없었다. 단 1초도 기술이 없으면 안 되는 세상에서 나는 기술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혹은 기술 앞에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을까? 물론 기술이 이 세계의 전부는 아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 진실을 깨닫는 것이 이 일련의 에세이가 모이는 종착점일 수도 있다. 기술 에세이는 내 생활과 작업 곳곳에 침투한 여러 기술을 다시 읽기 위한 시도이자, 한때는 어려웠지만 다시금 조우한 과학 이론과 원리 등을 내 방식과 언어로 풀어내 보려는 해석이기도 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현대의 기술 문화 속에서 결핍되기 쉬운 주의와 고유성을 붙잡고, 속도와 경쟁에 휘발되고 생략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감각하려는 탐구의 기록이다.
- 프롤로그 중

프롤로그
1장 플립플롭, 최초의 기억회로
2장 주짓수와 나사, 힘의 논리를 뒤집기
3장 0도 1도 될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