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평균 기대 수명의 삶을 산다고 가정하면 대략 80여년의 시간을 이 세상에서 보내게 되는 셈인데 그 시작과 끝이 어디인지를 생각해 보면 시작은 희미하고 끝은 막연하여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어머니의 뱃속 아주 작은 점에서 시작되어 수 천 번의 합성과 분열을 거쳐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여 그 막연한 끝을 향해 매일을 살아갈 겁니다.

세상이 정해놓은 몇 가지 무뚝뚝한 기준을 따른다면 저는 이미 어른이 된지 한참을 지나 보내 왔지만 어떻게 사는 것이 어른다운 것이고, 또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여전히 알지 못합니다. 가정과 학교라는 안전한 울타리에서 벗어나 사회 구성원이라는 무거운 타이틀을 짊어지고 세상의 틈으로 스며들 때 마다 ‘과연 나는 잘 살고 있나?’라는 질문을 오래전 부터의 매일이 대신해줍니다. 돌이켜 보면 티끌 같은 사소함 때문에 나를 절벽 끝으로 몰아 넣은 적도 있었고 때론 대했던 결과에 미치지 못해서 혹은 한계에 다다른 내 능력을 탓하며 스스로를 모질게 굴었던 과거의 내 모습이 후회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잘 산다는 것은 아무런 미안함과 아쉬움 없이 먼 훗날의 나를 마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날의 나와 지금의 나, 그리고 먼 훗날의 나는 그저 시간이라는 끈으로 느슨하게 묶인 완벽한 타인일지도 모릅니다.
여기, 시간을 걸어서 만나게 될 낯선 나에게 전할 다섯 개의 이야기

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무심하게 지나 보낸 과거의 나에 대한 애틋함으로, 그리고 훗날 마주하게 될 미래의 나에 대한 반가움으로 여러분들이 붙잡고 있을 시간의 끈을 통해 잘 전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이가 들며 세상을 깨우치기보다는 답답함이 커지는 요즘입니다. 몸은 커졌지만 나라는 한 사람이 이렇게 작을 수 있다는 걸 느끼기도 합니다. 내 눈을 떠야 세상이 존재한다지만 나의 세상은 왜 이렇게 답답할까요. 번뇌와 고통이 가득한 삶을 벗어나기 위해 사람은 이기적으로 변하는가 봅니다. 이기적인 선택을 해도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행복해진다면 다시 따뜻한 세상을 마주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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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일 _ 틈새 빛 · 31
시옷 _ 서툰 어른 · 51
최송희 _ 그렇게 숨어있던 나는, 지쳐있는 나를 직면했고,
온전히 나를 위해 살기로 다짐했다. · 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