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에서 ‘에큐메니컬’을 논하는 것은 아직도 쉽지 않는 과제다. 이 세계 어느 곳보다 배타주의적·원리주의적인 신앙이 강한 곳이기 때문이다. ‘너’와 ‘나’의 다름을 관용하면서, 차이를 차별하지 않고, 모두가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엔 우리 역사가 너무 고단했나 보다. 상호소통 능력이 빈약한 ‘가부장 문화’에 ‘군사주의 문화’와 설상가상으로 ‘근본주의 신학’까지 결합하면서 한국은 에큐메니컬 운동과 신학이 뿌리내리기 힘든, 3중으로 척박한 토양이 되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에 에큐메니컬 정신과 운동과 신학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은 역설적으로 한국이다.

세계교회협의회가 이끄는 에큐메니컬 운동은 신앙과 직제, 삶과 봉사, 선교와 전도, 기독교 교육이라는 큰 틀에서 당면한 시대 징후를 읽고 이에 대한 응답으로 진행되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열두 가지 주제도 위 네 가지 큰 틀에 포함되는 각각의 이슈에 대한 한국교회의 응답이다. 각 장은 독립적이나 개별 주제에 갇히지 않고 상호 연결되어 있다. 이 책의 구성 역시 주제간 상호 연결을 염두에 두고 배열했다. 큰 틀에서 에큐메니컬 운동의 전통적 주제를 우선 배치하고 2022년 세계교회협의회 제11차 칼스루에 총회에서 강조되는 주제를 후 배치하여 시대적 이슈와 주제의 흐름을 읽어 나갈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본서의 길라잡이로 각 장의 글들의 특징과 의의를 약술하여 본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를 바란다.

간행사_변화하는 세상에서 교회는 무엇을 했나?│장윤재
편집인의 글_에큐메니컬 이슈와 한국교회의 응답│최상도

1장ㆍ일치
교회일치와 한국교회 일치 운동│신재식 (호남신학대학교)

2장ㆍ선교
위기를 맞은 세상 속에서의 선교적 응답│박성국 (한국기독교장로회)

3장ㆍ평화
더 정의로운 평화를 위하여│김상덕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4장ㆍ종교 간 대화
세계교회협의회의 종교 간의 대화와 풍류-해방도 모델│손원영 (서울기독대학교)

5장ㆍ신학교육
기독교 선교의 핵심으로서 에큐메니컬 신앙교육의 중요성과 한국적 ‘연합주일학교’ 모델│이은경 (감리교신학대학교)

6장ㆍ디아코니아
‘돌봄인’으로의 부름: 돌봄과 젠더 그리고 보편적 돌봄│최유진 (호남신학대학교)

7장ㆍ성 정의
젠더 정의의 퇴행 공간으로서의 한국교회│김혜령 (이화여자대학교)

8장ㆍ생태
기후 위기, 파국에서 길어 올리는 생명의 메시지│송진순 (이화여자대학교)

9장ㆍ경제
무궁화꽃: 소외된 이들, 산업선교회 그리고 연대의 경제│허주미 (보세이 에큐메니컬 연구소)

10장ㆍ도시산업선교ㆍ
한국 도시산업선교회의 선구자 조지송 목사의 활동과 사상│정병준 (서울장신대학교)

11장ㆍ디지털 혁명
새로운 디지털 혁명에 응답하는 한국 신학: 불이적(不二的, advaya) 사랑│신익상 (성공회대학교)

12장ㆍ영성
고통에 대한 감수성을 회복하는 영성: 에큐메니컬 운동과 교종 프란체스코│조민아 (조지타운대학교)

13장ㆍ선교와 전도
다양성과 역동성: 변화하는 지형 속에서의 세계 선교의 이슈와 주제들│금주섭 (세계선교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