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이제 이혼을 일상적인 현상으로 보아야 할 나라가 되었다. 공식 통계표에 잡힌 (법률혼) 이혼건수는 2003년 167,000건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최근 10년간 평균치 이혼건수는 연 118,000건 정도에 달하고 있다. 1970년 1만 건에 불과하였던 이혼건수와 비교하면 지난 10년간 평균치 이혼건수는 반세기 만에 11배 정도 증가한 수치에 해당하고, 지난 10년간 평균치 혼인건수 289,800건과 비교하면 그 40%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또한 공식 통계표에 잡히지 않은 사실혼과 사실혼 해소의 숫자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법률혼) 이혼과 사실혼 해소에는 단순히 양자 사이의 부부관계 해소만이 아니라 수많은 복잡한 법률문제가 함께 개입된다. 예컨대, 상대방의 부정행위를 이유로 한 이혼인 경우 위자료 청구의 문제, 부부 공동 형성 재산에 대한 기여도에 따른 재산분할의 문제, 재산분할의 특별제도에 해당하는 연금 분할청구의 문제, 이혼 배우자에게 (부당) 재산분할해 준 채무자에 의한 파산신청의 문제,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의 친권자 내지 양육자의 지정과 양육비 청구의 문제, 비양육부모를 위한 면접교섭권 행사의 문제, 외국 또는 외국인과 관련된 이혼인 경우의 관할법원 내지 준거법의 문제, 이혼 외국인의 경우 비자연장의 문제, 이혼으로 인하여 당사자 사이 또는 제?3?자에의 재산이동이 있는 경우의 세금문제 등이 이혼 그 자체의 문제와 함께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혼 그 자체와 그에 따르는 법률문제는 이혼 실체법인 민법과 절차법인 가사소송법은 물론이고, 5대 공적연금 분할에 관한 해당 특별법,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국제사법, 출입국관리법, 각종 세법, 행정소송법 등의 기타 상당히 많은 법률들을 포괄하여 살펴보아야 하는 종합법학의 영역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점이 바로 이혼전문 변호사를 포함한 필자 3명이 본서의 공저자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이혼과 이혼에 따르는 법률문제는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전문 영역에 속한다. 따라서 이혼 당사자는 유능한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자신이 원하는 바를 충실히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언론에 뜨겁게 회자되고 있는 SK 최 회장 이혼사건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문 변호사의 변론전략은 위자료 인정액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사건에서 위자료가 제?1?심 1억 원에서 항소심 20억 원으로 20배 상향되고, 재산분할 인정액수가 제?1?심 665억 원에서 항소심 1조 3,800억 원대의 천문학적 금액으로 변경된 것 등의 재판결과가 이를 증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혼은 혼인으로 이루어지는 부부관계의 해소에 해당하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법률상 혼인 제도를 전제한다(사실혼도 일정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음). 우리나라 혼인제도에서는 (i) 이혼한 사람도 혼인 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가의 문제, (ii) 중혼 및 근친혼 금지의 문제, (iii) 아내 사망 후 처제와의 결혼 문제, (iv) 동성동본 사이의 혼인문제, (v) 동성(남성과 남성, 여성과 여성) 간의 혼인문제, (vi) 겹사돈의 문제, (vii) 특히 자녀 있는 성전환수술자에 의한 성별정정의 문제, (viii) 상대방 재산의 취득을 목적으로 한 위장결혼 내지 일방적 혼인신고의 문제, (ix) 배우자 일방의 사망에 의한 상속의 경우 생존 배우자의 (공동) 상속권 및 상속 지분, 대습상속, 유류분 청구 등의 문제, (x) 상속세에서 최대 30억 원에 해당하는 배우자 공제제도의 활용문제, (xi) 사실혼 배우자 일방의 사망 시 생존 사실혼 배우자에게 상속권 내지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는가의 문제 (xii) 사실혼에서의 혼인 외 출생자의 문제 등과 같이, 일반 국민들도 궁금하게 여기는 중요한 논점들이 많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본서에서는 이혼에 대한 본격적인 서술 이전에 상기한 우리나라 혼인제도(법률혼 및 사실혼)의 핵심적 논점들에 대해 먼저 서술하였다.

본서의 저술 목적은 상기한 혼인과 이혼에 관한 논제들을 규율하고 있는 관련 실정법과 그 문제를 해결하여야 하는 실무에 관한 안내서 내지 지침서가 일반 국민은 물론 법조 실무가(특히 초기 실무 입문자)에게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판단 하에 그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본서에서는 실무에서 중요시되는 다양한 결혼 및 이혼의 논점들에 대해 수많은 〈설문〉 제시와 그에 대한 답변의 형식으로 설명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를 통해 본서의 독자가 그 서술 내용을 최대한 편하게 읽고 쉽게 이해하여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아무쪼록 본서가 우리나라 혼인 및 이혼 제도에 대해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얻으려는 일반 국민과 수업을 통해 배우려는 학생(특히 실제사례 해결의 문답식 수업을 지향하는 로스쿨 학생)은 물론이고 가사사건을 처리하여야 하는 법조 실무가(특히 초기 입문자)에게 유용한 교과서 내지 지침서가 되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본서의 출간을 흔쾌히 수락해 주신 율곡출판사 박기남 사장님과 편집을 위해 정성을 다해 준 편집부 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24년 7월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고려대학교 법학석사과정 졸업
독일 Bonn 대학교 박사과정 졸업(Dr. Jur.)
UC Berkeley Law School 방문학자
한국형사정책학회 회장(2008년)
한국형사법학회 회장(2009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초빙연구위원
대검찰청 검찰제도개혁위원회 위원
서울고등검찰청 항고심사위원회 위원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찰시민위원회 위원장
서울경찰청 인권위원, 신상공개위원
법무부 정책위원, 형법개정특위위원, 형사소송법개정특위위원
대검찰청 형사정책위원회 위원장
대법원 양형자문위윈회 위원
변호사시험, 사법시험, 행정고시, 입법고시 출제위원
경찰대학 법학과 교수
건국대학교 로스쿨 원장 겸 법대 학장
성균관대학교 로스쿨 초빙교수
(현)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