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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제위기 다르다


이번 경제위기 다르다

이번 경제위기 다르다

<김인준>,<이영섭> 저 | 율곡출판사

출간일
2024-09-11
파일포맷
ePub
용량
7 M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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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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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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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1997년 한·중 수교 5주년을 기념해 중국 정부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당시는 한국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아 중국 정치국원 중 한 사람과 좌담회를 가질 기회가 있었다. 우리는 중국에서 경제 관련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하고 물었더니 국제금융?(international 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제대로 경제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경제가 성장하는 데에는 금융안정과 국가 경쟁력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것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경제위기가 대내외적 요인으로 인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 경제정책을 시행하다 보면 경제적 부작용이 쌓이게 마련이고 이는 경제위기의 원인이 된다.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는 선거에 의해 정권이 바뀌면서 그동안 쌓인 부작용을 걸러내며 위기를 극복하려고 한다. 전체주의 국가들은 부작용을 제때에 걸러내지 못하고 쌓아두었다가 시스템이 붕괴하기도 한다.

글로벌 경제에서 우리와 같은 중견국은 글로벌 충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 경제도 1970년대 1, 2차 오일 파동 위기, 1997년 외환·금융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 등을 겪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위기가 끝난 이후 최근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대내외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 요인이 함께 뒤섞이고 국제정세도 요동치면서 경제적 충격을 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예전과 달리 사람들이 위기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걱정되는 것은 이번 위기가 우리나라의 경제 체질이 역대 최악인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위기를 겪을 적마다 지적되었던 부채 문제 등 경제 취약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데다가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최저인 상황에서 이번 위기가 전개되고 있어 이전과는 달리 쉽게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과거에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 온 국민이 합심해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했고 성과를 거두었다. 반면, 지금은 국가가 양쪽으로 쪼개져 있어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진영 논리에 막혀 위기 대응정책이 먹혀들기 어렵다.

위기 상황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설령 인지했다고 해도 이전과는 달리 허약한 체질, 양분된 진영 간의 대립으로 위기 극복이 난망하다. 제대로 워닝(?warning?)을 하지 않으면, 일본이 겪어오고 있는 것처럼 ‘읽어버릴 30년 위기’의 전조가 될까 불안하기 그지없다.

위기는 늘 새롭다지만, 이번 경제위기는 이전과는 너무 달라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큰 사명감을 가지고 또다시 새로운 경제위기 저서를 집필하게 되었다. 우리에게 사명감은 단 하나밖에 없다. 우리 후손에게 지금보다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 무슨 이념이 있고 무슨 시대적 소명이 필요하겠는가?

이 책을 쓰면서 적어도 세 가지 면에서 기존의 경제위기 저서들과 차별을 두고자 하였다. 하나는, 경제위기 정의와 관련해, 급격한 붕괴 현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후유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황 또한 위기 상태로 간주하였다. 지금의 경제위기가 이전의 위기에 비해 향후 장기적인 차원에서 훨씬 더 큰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위기의 원인과 관련해, 단순한 구조적 취약성이 아니라 정책 실패가 그 어느 위기 때보다도 컸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특히 분야를 막론하고 포퓰리즘의 퍼주기 정책으로 변질된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마지막으로, 정책 처방과 관련해, 경제정책 개혁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저변의 정치·사회제도 개혁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였다. 팬덤과 포퓰리즘에 기반한 진영 간 대립으로 모든 정책이 무용화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정책이 정치수단화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위기를 보면서 정말 무엇이 다르고 이전과는 어떻게 달리 접근해야 하는지 새로운 인식전환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소리없는 침묵의 암살자와 같은 이번 위기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면, 서서히 가라앉는 대한민국 경제를 구하기 어려울 것 같기 때문이다. 이번 경제위기에 대한 엄중한 절실함을 담은 이 저서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여정에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매번 글을 쓸 때마다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홍익대학교 백승관 교수님은 현상 인식을 하는 데 중요한 아이디어를 주셨으며, 국제금융학회 회원들 간의 대화 및 토론 또한 경제 상황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서울대학교 박수빈 양은 표와 그림 작업 및 내용 정리를 도와주었다. 예정보다 많이 늦어졌음에도 묵묵히 기다려주신 율곡출판사 박기남 사장님과 꼼꼼히 편집을 해주신 출판부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2023년 10월

저자소개

한국경제학회 회장,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이다. 경기도 화성이 고향으로 1948년에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상과 대학을 2년 수료한 뒤 미국 다트무스 대학(Dartmouth College)에서 경제학으로 학사를 받았다. 군 복무를 마친 뒤, 1979년 하버드대학교(Harvard University)에서 경제학으로 박사를 받았다. 귀국 후 서울대학교 교수로 개방거시경제(Open Macroeconomics), 국제금융(International Economics), 그리고 국제경제 (International Economics) 분야에서 연구와 강의를 계속해오고 있으며 미국 다트무스 대학(Dartmouth College) 교환 부교수 그리고 미국 하버드대학교(Harvard University) 초빙교수 등으로 후학을 양성했다. 서울대학교에서는 경제학부장과 사회과학대학 학장 등을 역임하였다.

The Korean Economic Review 편집장, 한국선물학회 회장, 그리고 한국금융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경제학회 회장으로 학회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한편 재정경제부 금융발전심의회의 민간위원장, 산업자원부 무역위원회 무역위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현실 경제에 대한 눈을 넓혔다. 《국제경제론》, 《국제금융론》, 《자본자유화론》, 〈외환위기 10년 한국금융의 변화와 전망〉 『대한민국, 경제학에게 길을 묻다』등 여러 권의 책과 다수의 논문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