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웅은 끊임없이 길을 나서는 시인이다. 그 길은 ‘좌판坐板’으로 은유되는 생존의 현장으로 가는 길이고, 고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삶의 서사敍事들을 뛰어넘기 위해 달리는 길이기도 하다. 삶의 무게를 지탱하고 극복하려 달리는 그 길에는 한결같이 바이크가 동반한다. 그 반려는 고락을 함께할 뿐 아니라 끊임없는 모색과 인내를 받쳐주고, 더 나은 삶을 찾아가게 추동推動하는 에너지가 돼주기도 한다. 시인은 그 길 나서기가 비록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의 연속일지라도 거시적巨視的인 시각으로 우주와 자연의 질서에 거스르지 않고 겸허하게 순응하려 한다. 흐르는 시간은 상실감과 무상감無常感을 안겨주게 마련이지만, 부단히 온전한 사랑을 갈망하고 추구하며 미래지향적인 꿈을 꾸는 자세를 흩트리지 않는다. 시인의 길 걷기가 내면으로 향할 때 한결 더 깊고 그윽해 보이는 건 무엇 때문일까. 거의 예외 없이 대상을 곧이곧대로 그리기보다는 심성이 반영된 자기성찰自己省察로 변용된 바이크와 함께하는 삶의 여정의 심상 풍경을 빚고 있으며, 승화된 시를 지속적으로 지향하듯이 더 나은 삶을 향한 형이상적인 사유의 끈을 놓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대구 출생
·대구 형상시 문학회 수료
·『서정문학』 시부문 신인상
·서정문학 운영위원
·한국서정작가협회 회원
·공저 『흘러가다 보면 길이 있겠지』, 『얼마나 오래 깃발이 펄럭일까』, 『산책로에서 만난 시』, 『한국대표서정시선8』 등 다수

自序

--1부
껍질 … 12
천 원의 만찬 … 14
폭우 … 16
인연설 … 17
재와 장작불 속의 날들 … 18
물구나무 수행법 … 20
행복의 의미 … 21
숙성 … 22
고등어 … 24
산고 … 26
그늘의 뒷마당 … 27
수탉 … 28
그리운 소통 … 29
잡초 … 30
단풍 … 32
청송 꽃돌 … 33
빨래 … 34
호객 … 36
사과 … 38
곰팡이꽃 … 39
밤낚시 … 40

--2부
빗방울 … 42
그믐달 … 43
문상 … 44
동행 … 46
침수된 도시 … 47
흉터를 보듬으며 … 48
철새 … 50
봄밤의 안부 … 51
매운 중력 … 52
감동 … 53
삶의 무게 … 54
두류공원에서 … 55
봄날 … 56
방황하는 별의 날갯짓 … 57
불볕 아래의 건축자들 … 58
여름의 밀애 … 60
어둠의 춤 … 61
숲 … 62
가슴앓이 … 63
형식의 반란 … 64

--3부
교감 … 66
바이크, 불멸의 사랑 … 67
붉은 시선 … 68
동백섬에서 … 69
연둣빛 속삭임 … 70
성녀들의 합창 … 71
붓끝의 여운 … 72
블루 … 73
흰 숲의 기억 … 74
삶의 길, 덜컹거리는 … 75
드라이플라워 … 76
바위 … 77
재개발 … 78
회화나무 … 80
명자꽃 … 81
백야 … 82
꽃무늬 벽지 … 84
조릿대 베개를 베고 … 85

--4부
강변의 갈대 … 88
몸살 … 89
아버지의 속삭임, 천천히 가라는 … 90
도로 위의 현기증 … 91
주말장터 … 92
새벽 좌판 이야기 … 93
숲속의 나 … 94
사랑의 노래 … 95
바람 타고 떠나는 길 … 96
철제 프레임 속 이야기 … 97
오징어의 여정 … 98
옥수수밭에서 … 100
내비게이션 … 101
후회 속의 알 … 102
마른 불쏘시개 … 103
선풍기 고치는 아저씨 … 104
소낙비에 젖다 … 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