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실물경제가 큰 타격을 입어 경기침체의 어두운 그림자가 모든 나라를 강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직면해 새삼 개인적인 차원이든 국가적인 차원이든 위험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실감난다. 위험은 현실 경제에서 피할 수 없는 요소이다. 위험이 없으면 수익도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신이 직면하는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것이다. 여기서 정보의 중요성이 등장한다. 오늘날 세계경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험이 증가할수록 정보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이런 이유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위험과 정보 간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지금부터 10여 년 전 처음으로 『불확실성과 정보의 경제학』(1994)이란 제목으로 책을 출간했고, 몇 년 후 『정보경제학』(1999)이란 제목으로 책을 출간했다. 첫 번째 책은 당시 우리나라에 상세히 소개되지 않았던 불확실성이론과 정보이론을 접목해 저자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정리해 대학원에서 이 분야를 전공하려는 학생들과 관심 있는 학부 고학년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저술되었다. 그렇지만 저자의 역량부족과 내용의 난삽함으로 인해 저자가 의도했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두 번째 책은 정보에 초점을 맞춰 시장경제의 작동과정에서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했으며 그 가운데 특히 비대칭정보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저자 나름대로 학부생을 대상으로 강의하면서 어느 정도 정보의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알렸다는 데서 보람을 느꼈다.
그런데 저자는 두 번째 책의 내용 가운데서도 일부는 여전히 학부생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이론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웠다. 강의할 때마다 저자는 이런 부분을 생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기회가 오면 학생들이 이해하기 쉬운 내용으로 정보와 관련된 이론을 소개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면서 정보는 반드시 위험과 함께 다루는 것이 훨씬 더 이해하기 쉽다는 평범한 사실을 저자는 깨닫게 되었다. 물론 지금까지 책을 쓰면서 이런 사실을 한시라도 잊은 적은 없다. 그렇지만 이 점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위험과 정보에 관한 최근 이론을 포함해 위험과 정보가 개인과 기업의 의사결정과정에서만이 아니라 정부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었다. 이런 목적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모두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험과 정보의 경제적 의의에 대한 해설로부터 시작해 국민경제에서 위험과 정보가 어떤 역할을 하며, 정부는 위험을 줄이고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논하면서 책을 마무리지었다. 이 책은 종전에 저자가 저술한 것과는 전혀 별개의 책이다. 저자는 각 장의 내용을 최대한 평이하게 서술하는 가운데 전체적으로 하나의 일관된 체계를 유지하도록 나름대로 노력했다. 그렇지만 막상 책을 완성하고 나니 여기저기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이론을 정리해 소개하려는 저자의 의도는 저자의 무능과 게으름으로 인해 그 빛이 바랬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위험 및 정보와 관련해 저자 나름대로 독자들에게 꼭 알리고 싶은 내용을 대부분 이 책에 포함시킬 수 있었다는 점이다. 저자의 작은 소망은 여러 계층의 독자들이 이 부족한 책을 통해 오늘날 경제현실의 두 가지 두드러진 특성인 위험과 정보의 본질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했으면 하는 것이다. 경제이론의 틀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이 책을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기본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여러 계층의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저자에게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주면 향후 저자가 이와 관련된 책을 저술하는 데 적지 않게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작은 책을 완성하는 데도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다. 새삼 인간은 서로 돕고 협력하는 가운데 비로소 무언가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공은 한 사람이 아닌 작업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을 완성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 율곡출판사의 방조일 주간과 신재혁 씨 그리고 항상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시는 박기남 사장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이 저서는 2007년 동국대학교 연구년 지원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런 기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 동국대학교에도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2008년 12월
남산 자락의 연구실에서
이 영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7년부터 2018년까지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은퇴 후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전공 분야는 미시경제학과 정보경제학이지만 최근 여러 분야의 연구 성과를 반영한 통합적 관점에서 더 나은 시장경제이론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도래할 본격적인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는 가운데 인간과 기계의 평화로운 공존을 보장하는 경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간의 감정과 의식의 본질에 대한 투철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이 방면의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더불어 지식 공유를 통해 한국 사회의 선진화에 기여한다는 일념으로 2016년 2월부터 물리학, 생물학, 신경과학, 경제학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저서에 대한 심층 리뷰를 게재하고 세계적 수준의 전문가들의 강연과 인터뷰를 담은 좋은 동영상을 소개하는 웹사이트 <지식공유광장(www.iksa.kr)>을 운영하고 있으며, 칼럼 전문 웹사이트 <논객닷컴(www.nongaek.com)>과 기본적인 지식의 보급에 주력하고 있는 웹사이트 <기초지식칼럼(www.bkcolumn.com)>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시장경제의 통합적 이해』, 『시장과 정보』, 『위험과 정보』, 『정보경제학』, 『Beyond the Korea Discount』 외 다수가 있다. 2006년 『위험의 경제분석』으로 제 24회 정진기언론문화상 경제경영부문 대상을 수상했다.